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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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11 21:28

비 오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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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내렸습니다.

주일미사를 하는 성당에 가야 하는 시간에도

비가 내리고 있었기 때문에

바람과 비도 막을 수 있는 겉옷을 입었습니다.

 

그런데 옷 자체가 좀 오래 되어서 그런지

비를 완전히 막아내지는 못하더군요.

 

사실 웬만큼 비가 오면

그냥 비를 맞고 가는 편을 선호합니다.

 

한국에서도 그랬더니

사람들이 왜 산성비를 맞고 다니냐며

걱정을 많이 하시더군요.

 

그래도 비의 양이 그리 많지 않으면

비를 맞는 쪽을 선택합니다.

 

대머리가 된다거나,

건강에 해롭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도

그냥 못 들은 체합니다.

 

사실 처음에는

열심히 우산을 들고 다녔습니다.

그런데 그냥 깜빡해서 잃어버리는 우산들이

늘어난 이후에는

차라리 웬만하면 비를 맞고

다니자는 쪽으로 바뀌었습니다.

 

여기서도 그렇게 삽니다.

주일미사를 갈 때도

처음에는 우산을 들고 갈까 하는 생각을 했지만

역시 습관의 영향 때문인지

그냥 옷만 입고 밖으로 나섰습니다.

 

그래도 다행인 건

바람까지 세차게 불어오는 비는 아니었던 탓에

그런대로 비를 맞고 다닐 만 했습니다.

 

초등학생 때가 생각납니다.

아침에 비가 내려

우산을 쓰고 학교로 등교를 하던 중에

어디선가 바람을 타고 온 우산 하나가

저를 덮쳤습니다.

 

눈 바로 아래에다 상처를 내고

우산은 그렇게 날아갔습니다.

 

2 밀리미터만 더 위로 갔어도

한 쪽 눈이 실명되었을 거라는

의사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천만다행이었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정말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습니다.

덕분에 등교하자마자

곧바로 병원으로 가서 꿰맸습니다.

 

아무튼 비가 내리는데

바람까지 불면 정말 위험합니다.

자칫해서 우산을 놓치기라도 하면

사고가 날 수도 있는 상황이니까요.

 

어쩌면 그래서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우산 들고 다니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 이유도.

 

비를 좋아한다거나 하는

낭만적인 이유는 분명 아니지만

비가 세차게 내리지 않는 이상,

앞으로도 우산을 들고 다니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확실히 습관은 쉽게 바뀌지 않는 것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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