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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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08 20:00

구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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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오후에 갑자기 초인종이 울렸습니다.

'이 시간에 올 사람이 없는데.' 하고 생각하면서

수신기를 들었더니 아무런 말이 없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이미 건물 안에 들어와서

제 방 앞에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문을 열었더니

웬 독일 자매님 한 분이 서 있었습니다.

 

일단 건물 안에 들어오긴 했는데

건물 내 다른 사무실에는

사람들이 없었나 봅니다.

 

그런데 자매님은

갑자기 화장실을 급히 가야 했기 때문에

부득이 화장실을

사용할 수 있겠느냐며 물었습니다.

 

그거야 별로 어려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복도에 있는 화장실로 안내를 했습니다.

 

이런 경우는 처음이었지만

가끔씩 돈을 구걸하는 오는 분들이

초인종을 누를 때가 있습니다.

 

대부분 그냥 돌려보냅니다.

그런데 그런 분들의 이야기는 보통 한결 같습니다.

브레멘이나 뤼벡으로 가야 하는데

기차비가 없으니

기차비를 좀 빌려 줄 수 있겠느냐고 이야기.

 

한국에 있을 때도

성당에 있으면 가끔씩 돈을 구걸하러

오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예전에 성당사무장을 할 때,

서울을 가야 하는데 차비가 없다며

성당을 찾아온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 때, 본당신부님도 계셨는데

신부님은 저에게 그분을 데리고 직접

고속버스 터미널로 가서

서울로 가는 티켓을 끊어

그분이 타고 가는 걸 확인하라고

저에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래서 그분을 데리고

직접 고속터미널까지 갔던 기억이 있습니다.

 

정말 티켓을 끊어서

그분이 버스를 타는 모습까지 확인을 했습니다.

 

물론 그분은 버스를 타고 가는 듯하더니

얼마 가지 않아서 내리더군요.

 

그 때 신부님에게는

차마 티켓까지 끊어주었는데

버스를 타고 가다가 금방 내리더라고

이야기를 할 수 없었습니다.

 

어찌 되었던 티켓으로

버스를 탔던 것까지는 사실이었으니

거짓말을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한국뿐만 아니라

여기서도 기차비 좀 줄 수 있겠느냐는

이야기를 들으니

구걸하는 방법은

장소와 시간에 따라

차이가 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런 레퍼토리가

여전히 통용되고 있다는 사실이,

여기 함부르크에서조차 통용된다는 사실이

놀랍습니다.

 

이것저것 따지지 않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

신앙인의 자세라는 걸 잘 알고 있지만

때로는 그렇지 못합니다.

 

아마도 구걸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그런 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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