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로그인

2019.01.31 21:28

오빠

조회 수 17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이제부터 세상의 남자들을

모두 오빠라고 부르기로 했다.

 

집안에서 용돈을 제일 많이 쓰고

유산도 고스란히 제몫으로 차지한

우리집의 아들들만 오빠가 아니다.

 

오빠!

이 자지러질 듯 상큼하고

든든한 이름을

이제 모든 남자를 향해

다정히 불러주기로 했다.

 

오빠라는 말로 한 방 먹이면

어느 남자인들 가벼이 무너지지 않으리.

꽃이 되지 않으리.

모처럼 물안개 걷혀

길도 하늘도 보이기 시작한

불혹의 기념으로

세상 남자들은

이제 모두 나의 오빠가 되었다.

 

나를 어지럽히던 그 거칠던 숨소리

으쓱거리며 휘파람을 불러주던 그 헌신을

어찌 오빠라 불러주지 않을 수 있으랴!

 

오빠로 불려지고 싶어 안달이던

그 마음을

어찌 나물 캐듯 캐내어주지 않으랴!

오빠!

 

이렇게 불러주고 나면

세상엔 모든 짐승이 사라지고

헐떡임이 사라지고

오히려 두둑한 지갑을 송두리째 들고 와

비단구두 사주고 싶어 가슴 설레이는

오빠들이 사방에 있음을

나 이제 용케도 알아버렸다.

 

 

 

 

- 문정희님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회원 가입 때 문제가 생기면 박철현 2021.09.13 175
공지 긴급 공지 1 박철현 2020.05.09 322
공지 로그인 하셔야만 보실 수 있는 게시판이 있습니다 5 박철현 2018.09.09 429
1404 아는 만큼 실천해야 합니다 박철현 2017.12.15 11
1403 겨자씨 하나 박철현 2017.12.14 7
1402 나 역시 죄인입니다 박철현 2017.12.14 7
1401 다양한 베리의 종류와 효능 박철현 2017.12.14 988
1400 완벽한 사람 박철현 2017.12.13 11
1399 자기 자신도 알지 못하면서 박철현 2017.12.13 8
1398 내려놓음 박철현 2017.12.12 9
1397 두려움 박철현 2017.12.12 8
1396 겸손 박철현 2017.12.11 19
1395 좋은 사람 박철현 2017.12.11 11
1394 무슨 일이든지 박철현 2017.12.10 12
1393 나이 듦 박철현 2017.12.10 10
Board Pagination Prev 1 ... 176 177 178 179 180 181 182 183 184 185 ... 297 Next
/ 2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