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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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비켜 갈 수 없는 사람들의 몫이라면

외로움도 지나쳐 갈 수 없는 사람들의 몫.

 

사랑하기 위해 외로워하는 건 아니다.

그리워하기 위해서 사랑하는 것이 아니듯이

외롭기 위해 사랑하는 건 더 더욱이 아니다.

 

사랑이 오는 날 외로움도 오고,

외로움이 오는 날 그리움도 오는

빈 바다의 예고 없는 파문 같은 것.

 

사랑이 어느 날 만성두통처럼 따라오고

외로움도 숙명처럼 머리 위에 하얗게 앉아

그리움을 안고서야 지탱하는 삶,

사랑은 외로움이었다.

 

또 하나의 내 그림자를 보고

소스라치게 놀라도

이미 주인이 되어버린 사랑은

나의 전부를 너로 물들인다.

 

그렇게 사랑은 지독한 외로움이었다.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길고도 긴 열병을 앓다가

어느 날 네 무게가 없음에 추락하는

먼지 같은 것.

 

하지만 끝내 떨구지 못하고

다시 거두어 가슴에 품어야만 살아남는

헝클어진 이야기들의 조각들.

 

하얀 색으로 피어나 보라 빛으로 물들이다가

너의 자리는 비워두는 무색의 조화,

사랑은 그렇게 또 하나의 외로움이었다.

 

 

 

- 이정하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