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로그인

2018.11.15 22:47

첫눈 오는 날 만나자

조회 수 14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첫눈 오는 날 만나자

어머니가 싸리 빗자루로 쓸어 놓은 눈길을 걸어

누구의 발자국 하나 찍히지 않은

순백의 골목을 지나

새들의 발자국 같은 흰 발자국을 남기며

첫눈 오는 날 만나기로 한 사람을 만나러 가자.

 

팔짱을 끼고 더러 눈길에 미끄러지기도 하면서

가난한 아저씨가 연탄 화덕 앞에 쭈그리고 앉아

목장갑 낀 손으로 구워 놓은 군밤을

더러 사먹기도 하면서

첫눈 오는 날 만나기로 한 사람을 만나

눈물이 나도록 웃으며 눈길을 걸어가자.

 

사랑하는 사람들만이 첫눈을 기다린다.

첫눈을 기다리는 사람들만이

첫눈 같은 세상이 오기를 기다린다.

아직도 첫눈 오는 날 만나자고

약속하는 사람들 때문에 첫눈은 내린다.

 

세상에 눈이 내린다는 것과

눈 내리는 거리를 걸을 수 있다는 것은

그 얼마나 큰 축복인가?

 

첫눈 오는 날 만나자.

첫눈 오는 날 만나기로 한 사람을 만나

커피를 마시고

눈 내리는 기차역 부근을 서성거리자.

 

 

 

- 안도현님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회원 가입 때 문제가 생기면 박철현 2021.09.13 175
공지 긴급 공지 1 박철현 2020.05.09 322
공지 로그인 하셔야만 보실 수 있는 게시판이 있습니다 5 박철현 2018.09.09 430
2030 프로야구 개막 박철현 2020.05.05 38
2029 사랑 박철현 2020.03.18 38
2028 일상 박철현 2020.03.06 38
2027 마음의 면역력 박철현 2020.02.29 38
2026 주님 봉헌 축일 주일미사 박철현 2020.02.02 38
2025 5분 박철현 2019.06.02 38
2024 주차장 박철현 2019.04.12 38
2023 나희덕님의 난파된 교실 박철현 2018.08.12 38
2022 환우방문 박철현 2017.01.25 38
2021 외딴 곳 박철현 2021.01.06 38
2020 잘 산다는 것 Theresia 2022.06.19 38
2019 추락과 착륙 박철현 2020.11.21 38
Board Pagination Prev 1 ... 124 125 126 127 128 129 130 131 132 133 ... 298 Next
/ 2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