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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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에게 있어 나는

계절 모퉁이 돌아설 때마다

뼈마디 욱신거리게 스며드는

꽃처럼 향기로운 사람이고 싶습니다.

 

혼자서 드라이브를 할 때나

손님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찻집에서

이미 식어버린 찻잔을 만지작거릴 때

빈자리 채워도 좋을 사람이고 싶습니다.

 

그대에게 있어 나는

밑줄 그으며 읽었던 좋은 책의 글귀처럼

눈을 감아도 행복한 미소 넘치게 하는

물안개처럼 아름다운 사람이고 싶습니다.

 

그대의 하루를 위로받고 싶을 때

그대가 떠올린 수많은 사람들 중에

가장 먼저 생각나고 마음의 정원에 함께 사는

눈물겹게 따뜻한 사람이고 싶습니다.

 

그대에게 있어 나는

놓치기 아까운 순간순간의 일들을

꼼꼼하게 옮겨적은 소중한 메모장처럼

필요할 때 힘이 되는 사람이고 싶습니다.

 

 

 

- 심미숙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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