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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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13 20:28

가르침의 징검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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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분교 초등학교에서

교사로 근무했을 때 일입니다.

 

이렇게 외진 곳에 초등학교가 유지될 수 있는지

신기할 정도로 작은 시골 마을에서

교편을 잡고 있었습니다.

 

맑은 공기와 인심 좋은 어르신들,

순수한 학생들과 함께하는 생활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결혼한 지 1년도 되지 않은 아내를 두고

주말부부 생활을 하는 것은 사실 고역이었습니다.

 

어느 날

모처럼 아내가 저를 만나러 온 날이었습니다.

기쁜 마음에 마을을 가로지르는 개천을 건너기 위해

징검다리 위를 서둘러 뛰었습니다.

 

마을에는 이미 튼튼한 콘크리트 다리가 있지만

징검다리를 건너는 것은

10여 분 정도의 거리를 단축하는 지름길입니다.

 

그런데 서둘러 징검다리를 건너던 중

아니나 다를까,

잘못 밟은 돌과 함께 그대로 미끄러져 버렸고

저는 개천물에 다리가 빠져버렸습니다.

 

하지만 투덜거릴 시간도 아까워

사랑하는 아내에게 뛰어갔습니다.

 

아내는 젖은 저의 바지를 보고 사정을 듣더니

저를 나무라는 것이 아닙니까?

 

"그래서 굴러가 버린 징검다리 돌은

원상복구 하셨어요?"

 

아내의 지적에 저는 순간 아무 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당신이 가르치는 학생들도

사용하는 징검다리 아닌가요.

다른 사람도 아니고 당신이 그러면 안 되는 거잖아요.

다시 가서 제대로 해 놓고 오세요."

 

그 당시에는 아내의 말이 무척이나 섭섭하기도 했지만

그런 저희 부족한 생각을 채워주는 아내가 있기에

오늘도 저는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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