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휘어지고 굽은 모퉁이 온통 연두에서 초록으로 이사하느라 분주하던 거기 찔레순 한 무더기 아래 시간을 멈춰 세워두고 찔레순 꺾어 껍질 벗기던 그해 여름 내 시간 안에 찔레순은 달짝지근한 그대가 되어 자꾸 묻습니다. 궁금함에 대하여 서로 아름다운 대답으로 미소하며 오랜 시간 속을 흐르자 침묵이어도 웃어주자고 했었지요. 이제 다시 휘어지고 굽은 모퉁이 거기, 찔레나무 온통 흐드러진 아래 시간들은 오래 흘러갔고 찔레순 벗기던 손등 위로 굵어진 혈관 도드라져 아무 대답할 수 없는 입술에 한때 간절하게 웃어주고 싶었으나 무수히 많이 삼켜버린 나이만 허공에 내쉽니다. - 원재선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