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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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프도록 좋은 날이면

생각나는 얼굴이 되고 싶습니다.

 

볼만한 연극이 나왔다는 말을 들으면

함께 가서 보고 싶은 사람으로

좋은 음악실의 개업화환 앞에서 공중전화를 하여

불러 낼 수 있는 그런 이름으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늦은 비가 땅을 파고 있는 새벽에도

선뜻 다이얼을 돌릴 수 있는

전화의 주인공이 되고 싶습니다.

 

교양 있는 사람이라고

특별히 무얼 하는 사람이라고

나를 아는 이에게 기억되기보다는

무던하고 포근한 솜이불 같은

평범한 사람이라고 기억되고 싶습니다.

 

같이 다니면

앞서거나 뒤로 처지지 않는 보폭을 갖고

누구에게나 어울릴 수 있는 무난한 친구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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