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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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물어다주는세상

 

바람에게도 뾰족 주둥이가 있어

상큼한 초록바람 한 점 물어다 놓고

 

아리디 아린 갈바람 한 점 물어다 놓고

바람붓대로 휘휘 섞어가며 그림을 그린다

 

지푸라기같은 이내 마음

이리 둥실 저리 둥실 섞여가며

 

세상물살에 밀려 사는 눈 먼 물고기

물빛 바람 뾰족 주둥이에 마음 귀 기울인다

 

눈을 감고 살아도 뵈는 세상

귀를 막고 살아도 들리는 세상

 

바람이 물어다 주는 세상 있어

눈 멀고 귀 먼 세상은 아름답다

 

바람에게 세상은 말 많은 바다

 

바람에게 숲은 옷 갈아 입는 산호초

바람에게 사람은 물 없이 사는 물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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