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일은 바로 오늘

by 박철현 posted Jun 16,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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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북인도에 다사라타 왕이 살았습니다.

그는 용맹한 전시였으나

왕위를 계승할 자녀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신에게 간청해

세 왕비에게서 네 아들을 낳았습니다.

 

세월이 흘러

그는 장남인 리마 왕자를 후계자로 정했습니다.

그는 현자에게 물었습니다.

"좋은 날 아들에게 왕위를 물려주고 싶소.

길일을 알려 주시오."

 

그러자 현자가 말했습니다.

"중요한 일에는 길일이 따로 없습니다.

바로 오늘 하십시오.

왕자가 왕관을 쓰는 그 날이 가장 좋은 날입니다."

 

"그대의 말이 옳소.

하지만 성대한 즉위식을 준비할 시간이 필요하오."

 

"내일 일은 아무도 모릅니다.

길일은 지금입니다."

 

고민하던 왕이 답했습니다.

"그렇다면 하루만 시간을 주시오. 내일 거행하겠소."

 

왕은 하루 동안 거리를 아름답게 꾸미고

이웃나라 왕을 초청했습니다.

 

그런데 그 날 밤 질투심에 휩싸인 셋째 왕비가

그에게 말했습니다.

"결혼할 때

제 소원 두 가지를 들어준다고 약속하셨죠.

제 아들에게 왕위를 물려주시고

리마 왕자를 밀림으로 추방해주세요."

 

왕은 현자의 말을 듣지 않은 걸 후회했지만

왕비와의 약속을 어길 수 없었습니다.

 

리마 왕자가 쫓겨난 후,

왕은 죄책감에 병을 얻어 세상을 떠났습니다.

 

왕자는 세상을 떠돌며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습니다.

그러다 14년 만에 고향에 돌아와

왕위에 올랐습니다.

 

하루를 미루었던 길일이

오랜 세월이 지나서야 되돌아온 것입니다.

 

 

- 월간 좋은 생각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