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로그인

2018.03.27 19:46

장석주님의 밥

조회 수 12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귀 떨어진 개다리 소반 위에

밥 한 그릇 받아 놓고 생각한다.

사람은 왜 밥을 먹는가.

살려고 먹는다면 왜 사는가.

 

한 그릇의 더운 밥을 먹기 위하여

나는 몇 번이나 죄를 짓고

몇 번이나 자신을 속였는가.

 

밥 한 그릇의 사슬에 매달려 있는 목숨

나는 굽히고 싶지 않은 머리를 조아리고

마음에 없는 말을 지껄이고

가고 싶지 않은 곳에 발을 들여 놓고

잡고 싶지 않은 손을 잡고

정작 해야 할 말을 숨겼으며

가고 싶은 곳을 가지 못했으며

잡고 싶은 손을 잡지 못했다.

 

나는 왜 밥을 먹는가.

오늘 다시 생각하며

내가 마땅히 해야 할 양심의 말들을 파기하고

또는 목구멍 속에 가두고

그 댓가로 받았던

몇 번의 끼니에 대하여 부끄러워 한다.

 

밥 한 그릇 앞에 놓고, 아아

나는 가롯 유다가 되지 않기 위하여 기도한다.

밥 한 그릇에 나를 팔지 않기 위하여.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회원 가입 때 문제가 생기면 박철현 2021.09.13 175
공지 긴급 공지 1 박철현 2020.05.09 321
공지 로그인 하셔야만 보실 수 있는 게시판이 있습니다 5 박철현 2018.09.09 419
1582 좋은 사람 박철현 2018.10.21 10
1581 잠시, 기대며 살자 박철현 2018.10.21 12
1580 나는 작은 의자이고 싶습니다 박철현 2018.10.22 10
1579 마음속 우편함 박철현 2018.10.22 16
1578 깊어간다는 것 박철현 2018.10.23 18
1577 가장 아름다운 가위 바위 보 박철현 2018.10.23 10
1576 마음과 인품이 달라집니다 박철현 2018.10.24 14
1575 사랑할 때는 마음만 보십시오 박철현 2018.10.24 10
1574 내 인생은 내가 만듭니다 박철현 2018.10.25 13
1573 비범보다 노력을 박철현 2018.10.25 11
1572 웃음은 친근감에서 박철현 2018.10.26 10
1571 사랑에 목마른 이들에게 박철현 2018.10.26 13
Board Pagination Prev 1 ... 161 162 163 164 165 166 167 168 169 170 ... 297 Next
/ 2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