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로그인

2018.03.27 19:46

장석주님의 밥

조회 수 324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귀 떨어진 개다리 소반 위에

밥 한 그릇 받아 놓고 생각한다.

사람은 왜 밥을 먹는가.

살려고 먹는다면 왜 사는가.

 

한 그릇의 더운 밥을 먹기 위하여

나는 몇 번이나 죄를 짓고

몇 번이나 자신을 속였는가.

 

밥 한 그릇의 사슬에 매달려 있는 목숨

나는 굽히고 싶지 않은 머리를 조아리고

마음에 없는 말을 지껄이고

가고 싶지 않은 곳에 발을 들여 놓고

잡고 싶지 않은 손을 잡고

정작 해야 할 말을 숨겼으며

가고 싶은 곳을 가지 못했으며

잡고 싶은 손을 잡지 못했다.

 

나는 왜 밥을 먹는가.

오늘 다시 생각하며

내가 마땅히 해야 할 양심의 말들을 파기하고

또는 목구멍 속에 가두고

그 댓가로 받았던

몇 번의 끼니에 대하여 부끄러워 한다.

 

밥 한 그릇 앞에 놓고, 아아

나는 가롯 유다가 되지 않기 위하여 기도한다.

밥 한 그릇에 나를 팔지 않기 위하여.

 

 

 

 


  1. 회원 가입 때 문제가 생기면

    Date2021.09.13 By박철현 Views20713
    read more
  2. 긴급 공지

    Date2020.05.09 By박철현 Views6139
    read more
  3. 로그인 하셔야만 보실 수 있는 게시판이 있습니다

    Date2018.09.09 By박철현 Views8641
    read more
  4. 걱정하지 않습니다

    Date2018.03.30 By박철현 Views248
    Read More
  5. 나 자신부터

    Date2018.03.30 By박철현 Views87
    Read More
  6. 작은 친절

    Date2018.03.28 By박철현 Views314
    Read More
  7. 보석과 사람의 가치

    Date2018.03.28 By박철현 Views714
    Read More
  8. 행복

    Date2018.03.27 By박철현 Views478
    Read More
  9. 장석주님의 밥

    Date2018.03.27 By박철현 Views324
    Read More
  10. 자비로운 마음

    Date2018.03.26 By박철현 Views1097
    Read More
  11. 귀소본능

    Date2018.03.26 By박철현 Views627
    Read More
  12. 지혜

    Date2018.03.25 By박철현 Views329
    Read More
  13. 봄날 같은 사람

    Date2018.03.25 By박철현 Views719
    Read More
  14. 일생을 나와 함께 지낼 사람

    Date2018.03.22 By박철현 Views462
    Read More
  15. 조나단의 슬픔

    Date2018.03.22 By박철현 Views424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163 164 165 166 167 168 169 170 171 172 ... 299 Next
/ 2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