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로그인

2018.02.11 20:31

사향노루 이야기

조회 수 6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어느 숲 속에서 살던 사향노루는

코끝으로 와 닿는 은은한 향기에 정신이 팔렸습니다.

 

"이 은은한 향기의 정체는 뭘까?

어디서, 누구에게서 시작된 향기인지

꼭 찾고 말거야."

 

그러던 어느 날 사향노루는

마침내 그 향기를 찾아 길을 나섰습니다.

 

험준한 산 고개를 넘고 비바람이 몰아쳐도

사향노루는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온 세상을 다 헤매도

그 향기의 정체는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하루는 깎아지른 듯한 절벽 위에서

여전히 코끝을 맴도는 향기를 느끼며,

어쩌면 저 까마득한 절벽 아래에서

향기가 시작되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향노루는 그 길로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절벽을 타고 내려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한쪽 발을 잘못 디디는 바람에

절벽 아래로 추락하고 말았습니다.

 

사향노루는 다시는 일어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사향노루가 쓰러진 그 자리엔

오래도록 은은한 향기가 감돌고 있었습니다.

 

죽는 순간까지 그 향기의 정체가

바로 자신이라는 것을 몰랐던 사향노루.

 

슬프고도 안타까운 사연은

어쩌면 우리들의 이야기인지도 모릅니다.

 

지금 이 순간, 바로 여기 이 자리,

나 자신에게서가 아니라

더 먼 곳, 더 새로운 곳, 또 다른 누군가를 통해서

행복과 사랑 그리고 진정한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는 우리들이

끝내 자신의 가치를 발견하지 못하고

슬픈 생을 마감하는 사향노루가 아닐까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회원 가입 때 문제가 생기면 박철현 2021.09.13 175
공지 긴급 공지 1 박철현 2020.05.09 322
공지 로그인 하셔야만 보실 수 있는 게시판이 있습니다 5 박철현 2018.09.09 429
3564 힘들어도 웃고 살아갑시다 박철현 2019.03.25 24
3563 힘들면 쉬어 가세요 방문객 2007.09.07 1453
3562 힘들고 지쳐 있을때 1 허길조 2010.10.10 1682
3561 힘들고 어려울 땐 하늘을 보세요 박철현 2018.10.28 16
3560 힘들 때 보는 비밀노트 박철현 2018.01.02 9
3559 흰 금잔화 박철현 2017.07.21 53
3558 희생의 의미 박철현 2018.05.31 10
3557 희망이 ... 한세상 2012.05.21 1200
3556 희망의 별 박철현 2018.01.19 16
3555 희망의 문 최복현 2007.08.02 1561
3554 희망은 불가능한 것을 이룹니다 박철현 2019.03.22 21
3553 희망사진 촬영 최태식 필립보 신부 2012.03.26 1176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297 Next
/ 2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