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중부 코벤트리에는
행인의 눈길을 끄는 여인의 동상이 하나 있습니다.
11세기 무렵, 이 지역의 백성들은
무거운 세금에 시달리고 있었습니다.
이 사실을 안 영주의 부인은
영주에게 세금을 감해 줄 것을 탄원했습니다.
영주는
"만일 당신이 알몸으로 이 마을을 한 바퀴 돈다면
그렇게 하겠소."라며 일축했습니다.
그 말을 들은 영주의 부인은
말없이 긴 머리를 풀어 내린 채 알몸으로 말등에 올라
마을을 한 바퀴 돌았습니다.
이 사실을 안 백성들은
모두 집에 들어가 커튼을 내리고
밖을 내다보지 않았다고 합니다.
오늘도 이 도시를 찾는 사람들은
알몸으로 말을 탄
이 여인의 동상 앞에 그만 숙연해지고 맙니다.
자신의 체면이나 위신은 아랑곳없이
다른 사람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치른
이 여인의 희생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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