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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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10 19:22

동냥그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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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거리에 앉아 있던 거지는

옷을 잘 입은 신사가

오는 것을 보고서 큰 기대를 했습니다.

 

그러나 신사는 아무 것도 주지 않고

오히려 자신의 동냥그릇에 있는 쌀을

나눠달라는 것입니다.

 

거지는

'거지에게 오히려 달라고 하는 사람도 있네.'라는

생각을 하면서 그를 빤히 쳐다보았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생각도 들었지요.

'얼마나 힘들면 나한테까지 와서

쌀을 달라고 할까?'

 

그래서 동냥그릇에 있는

모든 쌀을 다 줄까 싶었지만,

순간적으로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더군다나 이 쌀은 자기가 힘들게 구걸해서

받은 것이 아닙니까?

그런데 이 신사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자신의 것을 빼앗으려는 것만 같았습니다.

 

너무나 괘씸했지요.

저렇게 말끔하게 잘 차려입고는

일하지 않고

나의 것을 빼앗으니까 말이지요.

그래서 마지못해서 쌀 두 주먹만 주었지요.

 

놀라운 일이 생겼습니다.

이 신사는 쌀 두 주먹을 받고는

"제게 쌀 두 주먹을 주셨군요.

그러면 저 역시 당신의 깡통에

금화 두 개를 주겠습니다.”라고 말하고는

지갑에서 금화 2개를 꺼내

거지의 깡통에 넣어주는 것입니다.


이 거지는 억울했습니다.

쌀 다섯 주먹을 주었다면

금화 5개를 얻었을 것을

아니 깡통 안에 있는 쌀 전체를 주었으면

신사가 가지고 있었던 모든 금화를

얻을 수 있었다고 생각하니,

자기 금화를 뺏긴 것만 같았습니다.

 

거지의 모습이

우리의 모습과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거지가 가지고 있었던 쌀은

원래 자신의 것이었습니까?

 

아니었습니다.

이 쌀은 남의 자비를 통해서 얻은 것이지요.

그런데 정작 남에게 줄 생각을 하니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지요.

 

그렇다면 이 금화는 자신의 것인가요?

이 역시 아닙니다.

그런데 충분히 내 것이 될 수 있었다는 생각에

억울한 마음을 품었던 것입니다.

 

우리 역시 사람들의 도움으로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은 내 것,

남이 가지고 있는 것도 내 것이라는 마음으로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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