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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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20 16:27

비 오는 날

조회 수 44 추천 수 0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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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새, 일 주일이라는 시간이 후딱 지나가 버린 듯한 느낌입니다.

비가 약하게 내리고 있습니다.

오후 3시에 하스파방크 앞에서 총무님을 만나기로 했기 때문에

오전에는 내내 방 안에서 지내다 무거운(?) 몸을 이끌고 외출을 시도했습니다.

사실 이렇게 내리는 비는 우산도 없이 그냥 맞고 다닙니다.

한국에서는 산성비라고 해서 제발 비 맞고 돌아다니지 말라는 이야기도 들었는데

한국에서조차도 우산 없이 바깥에 나가는 일이 버릇이 되어서 그런지

이런 비 정도는 저에게는 아무런 장애물이 되지 않습니다.

사실 조금씩 내리는 비를 맞으며 돌아다니게 된 것은 우산 때문이었습니다.

우산을 하도 많이 잊어버리고 잃어버린 까닭에 평소에는 우산을 아예 가지고 다니지 않는다는

말도 안 되는 생활신조를 가지고 있다 보니 그리 된 것입니다.

비를 맞은 옷들이 빨리 상하게 된다면 그 때는 아마 조금은 달라지겠지요.

아무튼 비가 줄기차게 오지 않는 이상 우산 없이 돌아다닐 때가 더 많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실지는 모르겠지만 이처럼 조금씩 내리는 날에는

우산을 쓰고 다니는 사람들의 모습을 관찰하는 일도 나름 즐거운 일입니다.

어떤 분은 자신의 몸에 꽉 붙여서 비 한 방울조차 맞지 않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보이기도 하고

어떤 분은 자신의 머리에만 비를 맞지 않으면 된다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비가 오면 발걸음은 빨라 지고

낙수를 피하기 위해 길 가장자리보다는 길 중앙을 더 걷게 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조금 일찍 나선 까닭에 비를 피할 수 있는 아치형 길목에서 잠시 서 있었습니다.

저마다의 일로 분주하게 움직이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삶에 대한 열정 같은 것을 느낄 수도 있었습니다.

은행에는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았지만

성당 통장의 경우에는 저와 총무님, 두 분의 사인이 있어야만 현금을 인출할 수 있기 때문에

어떤 분이 은행직원과 이야기하는 모습을 조금 지켜봐야 했습니다.

총무님은 지난 주에 꾸르실료 학교에 다녀오셨기 때문에 피곤하실 텐데도 나와 주셨는데

정작 상담을 담당한 은행직원은

아직도 제 사인이 등록되지 않았다고 이야기를 해서 좀 당황스러웠습니다.

하지만 전화 한 통화를 하더니 제가 사인을 할 수 있다고 하더군요.

이 일이 제대로 처리되지 않았던 까닭에 저와 총무님이 몇 번 은행을 왔다갔다 했는데

이제는 가능해졌다고 하니 다행입니다.

사실 한국이라면 이런 일은 금방 처리되는데

확실히 독일의 시간은 조금 천천히 가는 것 같습니다.

일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총무님께서 커피 한 잔을 사 주셨습니다.

꾸르실료도 다녀 오셨는데 제가 사야 한다고 했는데도

저에게 꼭 커피를 사 주셔야겠다고 하셔서 어쩔 수 없이 초대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오후에는 Kuchen도 함께 먹어야 하셔서 어쩔 수 없이 무거운 몸에 영양제까지 투입했습니다.

은행 다녀온 일이 전부인데도 하루가 다 지나간 듯한 느낌입니다.

  • ?
    민경은안젤라 2017.03.05 23:56
    아이구~비오는날에 까다로운 은행 업무까지 잘 마무리되서 다행이네요~ 저도 처음 독일와서 콘토개설했을때 괜히 긴장했던 기억이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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