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로그인

2016.02.15 08:38

사순절 기도

조회 수 1317 추천 수 0 댓글 2
Atachment
첨부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사순절 기도
                                                              이해인 수녀

해마다 이맘때쯤 당신께 바치는 나의 기도가 그리 놀랍고 새로운 것이 아님을 슬퍼하지 않게 하소서

마음의 얼음도 풀리는 봄의 강변에서 당신께 드리는 나의 편지가 또 다시 부끄러운 죄의 고백서임을 슬퍼하지 않게 하소서

살아 있는 거울 앞에 서듯 당신 앞에 서면 얼룩진 얼굴의 내가 보입니다.

"죄송합니다"라는 나의 말도 어느새 낡은 구두 뒤축처럼 닳고 닳아 자꾸 되풀이할 염치도 없지만

아직도 이 말 없이는 당신께 나아갈 수 없음을 고백하오니 용서하소서 주님

여전히 믿음이 부족했고 다급할 때만 당신을 불렀음을

여전히 게으르고 냉담했고 기분에 따라 행동했음을

여전히 나에게 관대했고 이웃에겐 인색했음을

여전히 불평과 편견이 심했고 쉽게 남을 판단하고 미워했음을

여전히 참을성 없이 행동했고 절제없이 살았음을

여전히 말만 앞세운 이상론자였고

겉과 속이 다른 위선자였음을 용서하소서 주님

옷을 찢지 말고 마음을 찢으라 하셨습니다.

이 사십 일만이라도 거울 속의 나를 깊이 성찰하며 깨어 사는 수련생이 되게 하소서

이 사십 일만이라도 나의 뜻에 눈을 감고 당신 뜻에 눈을 뜨게 하소서

때가 되면 황홀한 문을 여는 꽃 한 송이의 준비된 침묵을 빛의 길로 가기 위한 어둠의 터널을 기억하고 싶습니다.

내 잘못을 뉘우치는 겸허한 슬픔으로 더 큰 기쁨의 부활을 약속하는 은총의 때가 되게 하소서

재의 수요일 아침, 사제가 얹어 준 이마 위의 재처럼 차디찬 일상의 회색빛 근심들을 이고 사는 나

참사랑에 눈뜨는 법을 죽어서야 사는 법을 십자가 앞에 배우며 진리를 새롭히게 하소서

맑은 성수를 찍어 십자를 긋는 내 가슴에 은빛 물고기처럼 튀어 오르는 이 싱싱한 기도

"주님 내 마음을 깨끗이 만드시고 내 안에 굳센 정신을 새로 하소서"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회원 가입 때 문제가 생기면 박철현 2021.09.13 23053
공지 긴급 공지 1 박철현 2020.05.09 12084
공지 로그인 하셔야만 보실 수 있는 게시판이 있습니다 5 박철현 2018.09.09 10224
1075 예의를 모르는 사람들 박철현 2020.01.12 1681
1074 실수 박철현 2020.01.12 809
1073 정리 박철현 2020.01.14 426
1072 겨울 같지 않은 겨울 박철현 2020.01.14 947
1071 세례 전 면담 박철현 2020.01.16 1031
1070 달력 배달 박철현 2020.01.17 790
1069 하루의 단상 박철현 2020.01.17 1076
1068 세례식 박철현 2020.01.19 1076
1067 첫 사목월례회 박철현 2020.01.19 807
1066 부자 박철현 2020.01.20 574
1065 사랑의 힘 박철현 2020.01.21 767
1064 습관 박철현 2020.01.22 1186
Board Pagination Prev 1 ... 206 207 208 209 210 211 212 213 214 215 ... 300 Next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