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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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십자가로 나를 구원하신 예수님 ***

 

은혜로운 사순시기에 예수님의 삶과 죽음과 부활을 묵상하면서

내 몸과 마음을 붙들어 무거운 십자가 위에 매달아 놓았습니다.

헤아릴 수 없는 고통과 고난 속에서도 얼마나 나를 사랑하셨기에

예수님께서는 몸소 목숨까지 내놓으시고 죽음으로 구원하셨을까?

삶의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예수님, 찬미와 영광을 받으소서!

흙으로 손수 빚고 입김으로 생명을 불어넣으신 고귀한 인간들이

코로나바이러스로 헛되이 소중한 생명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보이지도 않고 만져지지도 않는 아주 작은 세균들이 우리 목숨을

앗아가고 인간사회를 마비시키고 가족과 이웃관계를 갈라놓으며,

한창 마음대로 뛰고 놀아야할 어린아이들이 놀이터도 못나가고

집에서만 창살 없는 감옥살이를 해야 하는 상황까지 왔습니다.

끊임없이 배워야할 학생들도 학교를 못가고 집안에서만 맴돌고

선생님이 메일로 보낸 숙제를 매일 해가면서 너무 답답해합니다.

주님만 믿고 따르던 신자들이 주님의 날인 주일에 성당에 모여,

같은 신앙고백과 함께 찬미와 감사와 영광을 드리고 평화의 인사

로 서로 용서와 사랑을 나누며 아름다운 찬양으로 하나가 되고,

미사성제로 영혼구원의 양식인 성체와 성혈을 내안에 모심으로서

그리스도의 몸과 피가 영원한 생명에 이르게 해주심을 믿건만,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늘 드리던 미사도 신심단체 기도모임도

일체 다 금지된 현지에서, 과연 난 뭘 어떻게 해야 될지를 몰라

미사시간이 되면, 오늘도 신앙 길에서 외롭게 헤매고 있습니다.

십자고상과 성모님 앞에 촛불을 밝혀놓고 주님의 기도 33번과

코로나바이러스로 죽은 이들과 고통 받는 모든 이들을 위해

묵주 알을 돌리며 기도를 드리지만 어쩐지 마음이 아파옵니다.

늘 보여주고 들려주는 뉴스를 접하면서 너무 안타까운 마음과

슬픈 심정으로 하느님, 저 불쌍한 연령들에게 영원한 안식을

주시고, 죄투성이인 우리들을 십자가로구원하여 주시옵기를  

무릎 꿇고 두 손 모아 간절히 애타게 청하며 기도합니다.

전 세계가 전쟁 아닌 전쟁터속에서 그 무엇을 탓할 것이오!

인간의 힘으로 못 막는 전염병인데 그 누구를 원망할 것이오!

물질만능의 현시대에서 하느님의 말씀과 뜻대로 살지 않고 늘

외면하며, 내 맘대로 내 뜻대로만 막살아온 지난날을 고백하며,

알게 모르게 저지른 잘못과 오만과 교만과 아집을 용서하시고,

이 시간까지 당신의 사랑과 은총을 베풀어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이 은혜로운 회개의 때에 가족도 이웃도 제대로 돌보지 않았고,

오직 나만의 안락과 평온과 행복을 위해 앞만 달려온 지난날이

이제 와서 주님 뵙기에 너무 부끄럽고 염치없고 죄스럽습니다.

주님, 당신만을 믿고 당신 뜻에 따라 살겠다고 입으로 고백하면

서도 일상에서는 복음말씀대로 실천하지 못하고, 넘치는 사치와

풍요로운 자유와 끝없는 편안함 때문에 환경을 오염해 온 결과로

세상은 부패하고 인간은 병들어가고 있음을 이 코로나바이러스를

통하여 그 무엇보다도 가장 소중한 건강에 대한 깨우침을 주시고

튼튼한 이웃을 지키려면 우리가 공동체 안에서 사랑으로 하나의

고리가 되어야 된다는 것을 체험하게 하시며 신체적이고 에너지

적으로 서로 돕고 서로 의지하며 다함께 하는 우리의 삶이 되어

야만 세계가 남아 존재할 수 있음을 가르쳐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사실 우리가 건강을 잃으면 이 세상에서는 다 잃은 것입니다.

이 코로나바이러스로 목숨을 잃어가고 있는 사람은 돈도 명예도

직장도 가족도 젊음도 미모도 재능도 다 소용없음을 직면하면서

얼마나 정신적인 고통과 마음의 아픔과 삶을 후회하겠습니까?

사랑의 십자가로 지금도 우리를 구원하시고자 하시는 예수님,

코로나바이러스로 고통 받으며 죽어가는 환자들을 손수 위로해

주시고 하루속히 백신치료약을 발견하게 해주시어 빠른 종식과

건강을 회복할 수 있는 치유의 은총을 베풀어주시며 우리 모두가

주님의 사랑과 평화가 넘치는 아름다운 세상을 바꾸어갈 수 있는

그리스도 십자가의 빛으로 불쌍한 우리죄인들을 구원하여주소서!

 

               2020년  사순시기에           최 영숙 (데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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