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by 박철현 posted Feb 12,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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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알게 된 사실인데 아시아 쪽에서는 태풍 이름을 정할 때

한국, 캄보디아, 중국, 북한, 홍콩, 일본, 라오스, 마카오, 말레이시아,

미크로네시아, 필리핀, 태국, 미국, 베트남,

14개 국가별로 10개씩 제출한 총 140개의 이름을 28개로 나누어

5개의 조로 구성되고, 1조부터 5조까지 순차적으로 사용한다고 합니다.

거기에 비해서

유럽에서는 태풍 이름을 공통적으로 사용하지 있지는 않은 듯합니다.

한국의 기사를 검색하다가

유럽은 태풍 ‘시에라’ 때문에 피해가 크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는데

독일 뉴스를 검색하면 ‘사비네’라고 부르고 있더군요.

아무튼 지금은 조금 잔잔해졌지만

유럽에 상당히 깊은 인상을 남긴 태풍이었던 것 같습니다.

함부르크도 피쉬마켓(어시장) 주변이 물에 잠겼다는 기사가 있었는데

독일에서는 주로 위쪽보다는 아래쪽에 피해가 더 큰 것 같습니다.

그런데 또 다시 태풍이 올지도 모른다고 하니

여기는 2월이 태풍의 계절인가 봅니다.

아무튼 태풍을 표현하는 말도 그때그때 다른 것 같습니다.

작년인가 재작년인가에는 그냥 Sturm 혹은 Orkan이라고만 표현하던데

이번에는 Sturmtief 혹은 Orkantief으로 표현을 하더군요.

아니면 세기의 정도에 따라서 다르게 부르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이 태풍이 위협적이었던 모양입니다.

그런데 생뚱맞지만 긍정적인 부분도 있었다고 합니다.

강풍 때문에 풍력 발전기가 잘 가동되어

원자력 발전소 44곳의 발전량에 맞먹는 전력을 생산할 수 있었다고 하니까요.

인명 피해도 있었기 때문에 안타까워하던 중에

잠시 미소를 머금을 수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강한 바람을 동반하고 있어서 그런지

도로나 선로에 나무가 쓰러지는 사고가 무척 많았던 것 같습니다.

확실히 이럴 때는 외출을 자제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럴 때는 우산을 들고 있어도 도움이 되기보다는

오히려 거추장스러운 짐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

초등학교 6학년 때 학교로 가던 도중에 날아오는 우산에

자칫 눈이 찔린 뻔한 사고를 당했습니다.

다행히도 눈 바로 아래 살갗을 찢고 그 우산은 다시 날아갔습니다.

누군가의 손에서 떨어진 그 우산이 날아올 때 정말 아찔했습니다.

그날 등교하자마자 곧바로 병원으로 가서 몇 바늘을 꿰매야 했습니다.

의사 선생님도 눈을 찌르지 않은 게

천만다행이라고 이야기를 하실 정도였습니다.

어쩌면 그 기억 때문에 우산을 잘 들고 다니지 않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바람이 불고 비가 내릴 때에는

우산은 확실히 애물단지가 될 때도 있습니다.

춥지 않은 겨울, 비 많이 내린 겨울, 거기다가 바람까지 심하게 부는 겨울이

이번 겨울의 모습입니다.

그래도 이제는 봄이 그렇게 멀어보이지는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