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by 박철현 posted Feb 10,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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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 뉴스는 봉준호 감독님의 ‘기생충’이라는 영화가 오스카상을

무려 4개나 거머쥐었다는 뉴스로 도배가 되다시피 했습니다.

우울한 이야기 일색인 요즘의 뉴스에서

그나마 밝고 환한 일이기 때문에 그렇게 뉴스에 자주 등장한 것이겠지만

한편으로는 언론이 너무 과장하는 태도를 보이는 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물론 대단한 일입니다.

더군다나 한꺼번에 4개의 상을 받았다는 사실도

굉장히 엄청난 일이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도배 일색의 뉴스에서는 뭔가 식상함을 느끼는 것도 사실입니다.

저도 영화를 보았습니다.

그런데 저는 솔직히 그렇게까지 찬사를 받아야 하는 영화인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잘 만든 영화이긴 하지만 군데군데 불필요한 묘사도 있었던 것 같고,

심리적 흐름의 변화를 제대로 따라가기에도 조금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영화의 전문가들은 다르게 평가를 했기 때문에

수많은 상을 받게 된 것이겠지만 아무튼 저에게는 그랬다는 겁니다.

부잣집에 기생해서 살아가고 있는 어느 가족의 이야기,

이 영화의 주제는 이렇게 간단하게 요약할 수 있습니다.

물론 그 안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들은 서로 연결되어 있고,

마지막 비극을 향해 나아갈 수밖에 없는 구조라든지 하는 부분들은

감탄을 자아내게 만들지만

분명 고개를 갸웃하게 만드는 부분도 존재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4개의 상을 받았다는 사실에

처음에는 조금 의아하게 생각했습니다.

물론 아까도 이야기를 드렸지만

저보다 더 전문가이신 분들이 4개의 상을 줬으니

제가 이러쿵저러쿵 이야기할 거리는 되지 않습니다.

아실지 모르지만 요즘 미국영화는

히어로물에 치중한 나머지 영화산업 전반이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다양한 소재보다는 잘 팔렸던 만화를 실사화해서 만드는 영화 위주로

영화의 홍수를 이루다 보니

흥행 위주로만 만들어지기 때문에

그 만큼 영화제에 대한 관심도 예전보다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생충’이라는 영화가

그 만큼 눈에 띄었던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예전부터 느꼈던 건데 어느 나라의 영화제든

영화제마다 선호하는 감독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선호하는 경향이 너무 지나쳐서

때로는 전혀 호응할 수 없는 영화인데도

상을 수여하는 경우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오스카상도 그리 대단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헐리우드에서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의 고정적이고 편향된 시각이

때로는 상에 영향을 미치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어려움까지 딛고 수상한 ‘기생충’ 영화는

그래서 더 대단한 것이기도 하지만

아무튼 영화제에서 수여하는 상 자체에 부정적 시각을 가지고 있는 저는

조금 다르게 느낄 수밖에 없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아무튼 ‘기생충’ 영화의 수상 소식을 듣고

또 뉴스를 접하면서 들었던 저의 생각은 그렇습니다.

그래도 한국영화, 정말 대단합니다.

영화를 만드신 분들과 영화를 보신 모든 분들이 기뻐할 이유는 충분합니다.

영화에 참여한 모든 분들 수고 많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