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 한인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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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30 20:53

굉장히 더운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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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히 더운 날이었습니다.

오전부터 슬슬 달아오르기 시작하더니

바람에도 온기가 묻어 있어서 그냥 가만히 있어도 덥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습니다.

주일미사를 하기 위해 성당으로 가는 길,

즉 지하철을 타러 가는 길도 평소와는 달리 더위를 온 몸으로 느낀 것 같습니다.

성당 안은 그래도 시원한 편이었지만

저에게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계속해서 흐르는 땀을 닦아내며 미사를 봉헌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도 이 더위는 오늘을 고비로 다시 수그러진다고 하니 다행입니다.

아무튼 주일미사를 봉헌하는 일이 쉽지는 않은 그런 날이었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손으로 열심히 바람을 일으키는 신자분들도 계시더군요.

어찌 되었건 이 더위가 지속되지 않는다는 건 정말 다행스러운 소식입니다.

더위를 피해서 함부르크로 왔더니 함부르크 역시 점점 더워지고 있으니

아무래도 제가 더위를 몰고 다니는 모양입니다.

더군다나 독일의 제의는 여름용이 없다 보니 조금 더 힘들었습니다.

그런데 그래봐야 한 시간입니다.

미사시간이 길어진다 하여도 평소 주일미사는 1시간이면 되니

그건 정말 좋은 일입니다.

미사 후에는 커피를 마시지 않고 가시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아무래도 더위의 영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리저리 다니며 신자분들에게 인사를 하고 나니

그나마 더위가 조금은 가신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커피를 마신 후에는 저녁초대를 받아 거기로 갔습니다.

모레 재독 한국문인회에서 문학세미나 및 출판 기념회를 하는데

거기에 강사로 초대되신 분께서 오늘 미사에 함께 하셨습니다.

그분을 위해 저녁식사 자리가 마련되었는데

저도 거기에 초대를 받았던 것입니다.

음식을 나누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동안

바람의 온도가 달라지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까는 후덥지근한 바람이 불었는데

어느 새인가 바람에 신선함이 담겨 있었습니다.

내일부터는 30도 이상에서 20도 정도로 떨어진다고 하더니 정말 그런 모양입니다.

저녁부터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걸 보면

확실히 내일은 오늘과는 달라질 것 같습니다.

그래서 기분이 더 좋아졌습니다.

더워도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그래도 이렇게 다시 선선해지니

오히려 마음에 청량함이 깃드는 기분입니다.

에어컨이 필요 없는 여름, 제가 원하는 여름은 그런 여름입니다.

한국에서는 여름이 채 오기도 전에 에어컨을 끌어 앉고 살았습니다.

함부르크에서는 그러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이 얼마나 기쁜지 모릅니다.

여름의 더위는 확실히 사람을 쉽게 지치게 만듭니다.

겨울의 추위가 사람을 웅크리게 만든다면

여름의 더위는 사람을 축 늘어지게 만듭니다.

그나마 더위를 조금 식힐 수 있다는 점에서 저는 함부르크가 좋습니다.

더위가 아무리 사람을 힘들게 만들어도

조금은 꿋꿋하게 이겨낼 수 있는 그런 마음가짐으로 살아가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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