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부님! 머리숙여 감사드립니다.

by 서영숙 posted Jul 18,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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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2월부터 시작되어 근 반년에 걸친 예비자 교리가 이제는 신부님을 보내드려야하기 때문에 아쉽고도 감사한 마음으로 맞이한 마지막 시간이었습니다.  

믿어볼까?라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한 신앙생활이 신부님의 말씀과 교리로 저희도 모르게 자꾸 성당으로 향하는 발걸음에 남편스스로도 의아해했습니다. 특히, 남자들은 나이가 좀 들면 어떤 믿음이나 신념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제 지론이 이번에 흔들리고 말았지요. 그렇게 예비자 교리는 늘 기다려지는 시간이었습니다.

신부님의 교리는 수필이나 소설을 대하듯 늘 쉽게 이해되기만 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열정적인 설명과 가르치심에 그 시간이 지나도 머리 속에 남아 되새겨지곤 했습니다. 어제 우연히 참석한 브레멘에서 온 교우가 교리 시간이 끝나자 우리 신부님 이렇게 말씀을 잘하시는지 여태 몰랐다고 하더군요. 그렇게 교리 시간의 말씀은 강론과는 또다른 신부님의 모습이었습니다.

성당의 어르신들께서 저희들 예비자에게 종종 하신 말씀이 있습니다. 저희는 정말 복이 많은 예비자들이라구요. 신부님께 교리를 받은 것도 그렇고 더우기 이제민 신부님께 교리를 받은 것은
흔들리지 않고 바른 신앙생활을 할 수 있는초석을 쌓았다는 의미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신부님! 저희는 아직 신앙의 기본적인 개념들도 잘 이해하지 못하고 모르는 것이 너무 많지만 신부님의 귀한 말씀들을 통해서 저희는 예수님을 가슴으로만 사랑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머리로도 뜨겁게 사랑할 수 있다는 깨달음을 얻게 되었습니다. 교회가 예배를 드리는 장소인 공간적인 개념을 넘어서 저희 스스로가 천국을 실현해가는 하나하나의 교회가 되어야한다는 어제 교리 시간의 말씀을 새기며 노력하는 신앙인이 되겠습니다.      

신부님의 넉넉하고 자상한 미소를 저희는 오래오래 그리워할 것입니다. 어디에 계시든 건강하시고 하느님의 은총이 가득하시길 기도드립니다.

감사와 사랑과 존경의 마음을 전하며 예비자 하성식+서영숙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