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소금의 역할

by 박철현 posted Jun 07,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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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 한꺼번에 닥칠 때가 있습니다.

나는 울고 싶은데 또 다른 누군가가 다가와 위로를 원할 때도 있습니다.

나도 위로가 필요한데 나보다 더한 사람이 있으니 울 수도 없고

다시 웃는 얼굴로 희망과 위로의 말을 건넵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그 위로에 묻혀서

나 자신의 고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질 때가 있다는 것입니다.

나 하나 먹기에도 부족한데 누군가가 빵을 달라고 합니다.

혼자 먹어도 시원치 않은 빵을 떼어서 나누다 보면

어느새 나의 배고픔은 사라지는 것입니다.

막시밀리안 콜베 신부님의 이야기를 읽으며 이 신비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아우슈비츠 강제 수용소에 갇혀 있던 콜베 신부님은

같은 병동에서 빵 때문에 시비가 일고 싸움이 일어나는 일이 종종 있었습니다.

신부님은 자기도 먹어도 부족한 빵을 나누어

허기진 청년들을 위해서 내어 주었습니다.

사람들은 그런 신부님을 보고 정신이 어떻게 되었다고 비아냥거렸습니다.

그래도 신부님은 강제 노동에서 돌아와 허기진 빵을 먹다가도

쓰러진 젊은이들을 위해 빵을 나누었습니다.

마더 데레사 수녀님은 인도 캘커타 마을에서 가난한 이들을 위해서

모든 삶을 봉헌했습니다.

독일에서 강연을 하면서 부탁한 말씀이 있습니다.

남는 것을 나누는 것보다는 없는 가운데에서도 나누는 것이 더 값지다.’

부족한 가운데에서 나누는 것이 더 소중한 것은

머리로는 알아듣는데 사실 생활에서 실천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예수님께서는 빛과 소금이 되라고 말씀하십니다.

빛과 소금의 역할이란 세상 사람들이 하는 대로가 아니라

그들이 하지 못하는 것을 실천하며

그들의 모범, 길잡이가 되는 역할을 의미합니다.

우리의 맹점 중에 하나는 머리로는 잘 알아들으면서,

또 때로는 감명을 받으면서도

막상 작은 것 하나라도 실천하는 것이 쉽지가 않다는 것입니다.

선행의 가장 큰 원칙은 지금 바로 하는 것입니다.

지금 내가 힘들고 어렵더라도 친절한 말 한마디,

넓고 깊은 향기의 마음 씀씀이, 따뜻한 미소,

작은 것이라도 나누려고 건네주는 숨긴 손 등등.

그런데 그렇게 사는 마음, 그렇게 실천하는 삶이 상대도 행복하게 해 주지만

사실 그 모습이 다시 비추어 나도 행복한 것입니다.

불평하지 맙시다.

늘 긍정적으로 살려고 노력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