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

by 박철현 posted May 05,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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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까운 모습이 있습니다.

뜨거움이 사라진 젊음입니다.

열정이 빠져나간 인생입니다.

활기 없는 신앙생활입니다.

물에 물탄 듯 술에 술탄 듯,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고,

초점이 없는 눈동자, 생기 없는 얼굴, 무기력한 일상.

당사자들도 힘들겠지만 옆에서 보고 있는 사람들은 물론

하느님 보시기에도 정말이지 안타까운 모습이 아닐 수 없습니다.

물론 이 냉혹한 시대가 우리를 우울하게 만드는 측면도 많습니다.

사악하고 비열한 인간들이 우리를 의기소침하게 만드는 경향도 있습니다.

우리 각자가 근원적으로 지니고 살아가는 죄와 어둠,

결핍과 한계가 우리를 무기력의 수렁으로 밀어 넣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느님께서 큰 자비와 은혜를 우리에게 베푸셔서

우리를 생명에로 불러주시고

이 세상이라는 아름다운 장소로 소풍을 보내주셨습니다.

그렇다면 마땅히 하루하루, 일분일초가 기쁨과 활기로 가득차야 하고

열정으로 충만해야 될 것입니다.

우리 인간들의 나태함과 무기력함, 냉담함과 우유부단함을

눈여겨보신 예수님께서 크게 안타까워하시며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나는 세상에 불을 지르러 왔다.

그 불이 이미 타올랐으면 얼마나 좋으랴?”(루카 12,49)

예수님께서 인류 앞에 등장하심으로 인해,

이제 밤이 물러가고 아침이 다가왔습니다.

그분은 존재 자체로 영원히 소멸되지 않는 강렬한 불꽃이 되어

활활 타오르고 계십니다.

꺼져가는 우리들의 심지에 영원히 꺼지지 않는 불꽃과 생명력을

건네주시기 위해 우리에게 다가오신 것입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성인들이 우리와 다른 것이 한 가지 있다면

그분들은 내면에 꺼지지 않는 불꽃이 있었다는 점입니다.

사랑하는 주님을 향한 불같은 사랑이 있었습니다.

동료 인간들을 향한 이웃을 위한 뜨거운 사랑이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사랑이 한 번 두 번으로 끝나지 않고

평생토록 활활 타올랐습니다.

지금 나에게는 주님과 이웃을 향한 뜨거운 마음이 남아있습니까?

보다 가치 있고 의미 있는 삶을 살아보고자 하는

활활 타오르는 열정이 들어있습니까?

예수님의 우리에 대한 사랑은 뜨겁고 간절하며 애틋하고 무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