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에는 하노버 공동체로 갈 때면 늘 아이들을 생각합니다.
젊은 부부들이 많아서 그런지 아이들이 몇 명 됩니다.
엄마들 중에 한 분이 한국에서 성당에 다닐 때 주일학교 교사를 하셨던 분이라
미사 전에 아이들을 모아놓고 짧게나마 함께 교리도 배우면서 놀이도 합니다.
그렇게 아이들이 성당에 관심을 가지고
부모님들과 함께 미사에 오는 게
저는 개인적으로 정말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흔히 아이들이 미래라고 하면서
부모님들이 바쁘기 때문에 신앙에 대해서는
분위기를 제대로 전달할 수 없었던 때도 있었지만
이렇게 아이들과 부모님들이 함께 하는 미사는 늘 즐겁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아무래도 긴장할 수밖에는 없지만
몇 명 되지 않더라도 아이들이 성당에 온다는 사실만으로도
기쁘고 행복합니다.
사실 이런 일은 부모님들도 함께 해주셔야만 가능한 일입니다.
지금 우리 성당만 하더라도 아이들이 나와도 아이들을 위해서는
어떤 것도 해줄 수 없는 처지에서
이렇게 작은 모임이라도 함께 한다는 사실 자체가 저를 기쁘게 합니다.
바이러스가 여전히 패악을 부리고 있는 처지여서
많은 것이 자유롭지 못합니다.
그런 상황에서도 엄마들이 솔선수범해서 이렇게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낸다는 것 자체가 모험이긴 하지만 축하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시작한 모임이 코로나 바이러스로부터 자유로워지면
좀 더 활성화된 모임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아무튼 하노버 공동체에서는 미사 후에 시간이 허락되는 사람들이 모여
한인 식당에서 작은 송년회 모임을 가졌습니다.
모임이라고 해봐야 식사 한 끼 한 것뿐이지만
그래도 분위기가 참 화기애애했던 것 같습니다.
직접 담근 복분자 술도 한 잔 하고
내년에는 더 나아지길 기원하는 마음으로 서로에게 축복을 빌어주었습니다.
사실 지금의 상황에서는 이것조차도 피해야 하는 일이긴 합니다.
그래도 한 번쯤은 이런 일도 있다는 게 나쁘게만 볼 일은 아닌 듯합니다.
아무튼 함부르크로 오는 내내 피곤이 몰려왔지만
마음은 무엇보다도 포근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