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을 전하는 것

by 박철현 posted Dec 04, 202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나뭇잎이 바람에 흔들리듯이 우리의 마음도 근심의 바람, 두려움의 바람,

욕망의 바람, 시기의 바람 때문에 흔들리곤 합니다.

계절이 겨울로 바뀌는 것을 막기는 어렵지만,

얼어붙은 우리 사회를 희망과 사랑으로 녹이는 것은 가능하지 않을까요?

이사야 예언자가 꿈꾸었던 것처럼 말입니다.

삶의 주변에서 새로운 바람이 부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70이 넘으신 할머니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사람을 잘못 만나서 예전에 살던 집을 팔고 이사를 왔습니다.

한동안 미움과 원망 때문에 소화도 안 되고 사는 것이 재미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기도를 하면서 어느 날 눈물이 흘렀습니다.

그리고 미워하게 된 사람, 나에게 피해를 준 사람을 찾아가서

오히려 나도 잘못이 있다고 용서를 청하고, 미움과 원망을 털어버렸습니다.

그랬더니 그동안 가슴 속에 있었던 큰 덩어리가 없어졌습니다.

소화도 잘되고 사는 것도 재미있게 되었습니다.

물질적인 손해 때문에 나의 영혼이 더 많이 상처를 입었습니다.

회개는 나를 다시금 신앙 안에서 기쁘게 살 수 있게 하였습니다.’

할머니의 말씀을 들으면서 함께 했던 많은 분들이 진한 감동을 느꼈습니다.

어느 자매님은 풍성한 열매에 대해서 말씀을 하셨습니다.

쉬는 교우 댁을 방문할 때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고 하였습니다.

어떤 형제님은 나 이제 성당에 나가지 않으니 앞으로 오지 마세요.’라고

하는가 하면 어떤 시어머니는 내가 개신교회에 나가니

우리 아들과 며느리는 앞으로 성당에 가지 않을 거예요.

그러니 오지 마세요.’라고 하였다고 합니다.

그래도 방문하기 전에 주님께 기도를 드리고 주보를 전해 드릴 때

주보에 전화번호와 좋은 글을 써서 함께 넣어 주었다고 합니다.

그랬더니 화를 내던 형제님도 많이 누그러지셨고,

개신교회에 다니던 할머니도 웃어주었다고 합니다.

아직 신앙생활을 하지 못하는 이웃들에게

이 세상 한번 뿐이고, 죽으면 어찌 될지 모르니

신앙을 가져 볼 것을 권했다.’고 합니다.

이웃들도 그럼 성당에 한번 나가겠다고 말을 했다고 합니다.

기도와 전교로 풍성한 열매를 맺는다는 그 자매님의 말씀이

저에게도 감동으로 다가왔습니다.

복음을 전하는 일은 크고 화려한 성당이 하는 것도 아닙니다.

복음을 전하는 것은 사제와 주교, 수도자들만이 하는 것도 아닙니다.

복음을 전하는 것은 따뜻한 미소로 이웃에게 사랑을 전하는

신자들이 하는 것입니다.

지치고 힘든 이웃에게 작지만 가진 것을 기쁜 마음으로 나누는

신자들이 하는 것입니다.

쌀쌀맞게 대하는 쉬는 교우들에게 주보를 전해주고,

다시 한 번 찾아가는 신자들이 하는 것입니다.

일상의 삶에서 손해를 보더라도, 원망할 일이 있어도, 화가 나는 일이 있어도

주님 때문에 이해하고 용서하며 사랑으로 감싸주는 신자들이 있기 때문에

세상은 희미하지만 밝게 빛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