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달력을 EMS(Express Mail Service의 약자로
전 세계 101개국의 우체국 간에 특별 우편 운송망을 통해
가장 빠르고 안전하게 우편물을 배달하는 특급우편서비스)로
신청을 했더니 벌써 달력이 도착했습니다.
모두 5개의 박스로 왔는데
4개는 같은 날 도착을 했는데 하나는 2일 뒤에 도착을 했습니다.
비용이 내용물보다 훨씬 비싸게 들었지만
어찌 되었건 달력이 이렇게 일찍 도착했음에 안도감을 느낍니다.
그런데 한 가지 불만이었던 점은
네 개의 박스가 도착했을 때는 박스 당 15유로 정도 세금을 내면 되었는데
마지막으로 온 하나의 박스는 45유로의 세금이 붙었다는 점입니다.
박스가 다른 것도 아닌데 이렇게나 차이가 날 수 있는지 의문입니다.
아무리 세관원에 따라 차이가 난다 하더라도
이런 식의 일처리는 정말 곤란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박스의 무게도 그다지 차이가 나지 않고 박스의 내용물도 다르지 않는데
도대체 어떤 기준이 있어서 이렇게 달라지는 건지 도무지 알 수가 없습니다.
예전부터 독일의 일처리는 공평하고 오차가 없다고 알고 있는데
분명히 예외는 있는 모양입니다.
세관이라는 곳이 전 세계로부터 물품이 오는 터라
업무도 많고 힘든 곳이라는 건 이해할 수 있지만
적어도 일관성만큼은 있어야 하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확실히 독일에 살면서 제일 불만족스러운 부분은
철도와 세관이라는 점이 새삼스럽게 다가옵니다.
두 곳이 아무리 일을 잘 한다 하더라도
욕을 들을 수밖에 없는 곳이라는 점은 인정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선되기보다는 오히려 퇴보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건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사람의 일이라는 게 완벽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세관의 경우에는 실수를 하더라도 그것을 바로 잡을 기회 없이
그냥 받아들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부분에서는 앞으로 끊임없이 고쳐나가야 할 것 같은데
아무래도 그렇게 되기는 어렵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실 독일의 입장에서는 이런 부분이 불합리하다 하여도
바꿀 의지는 별로 없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손해를 볼 일이 전혀 없기 때문입니다.
다만 독일 내에 살고 있는 외국인의 경우에는
불편함과 불쾌감을 느끼게 되겠지요.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대답을 찾기란 정말 어렵고 힘든 일인 것 같습니다.
신앙에서도 신앙인 모두가 만족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걸 생각하면
사람들이 살아가는 일은 정말 다양하다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