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와 깨어 있음

by 박철현 posted Aug 27,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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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잘 준비한다는 것은 서로에 대한 예의이자 배려입니다.

한 가정의 어머니가 저녁 식사를 준비하는데,

미리 생각하고, 미리 챙겨놓고, 미리 계획해서

충분한 시간을 갖고 정성껏 밥상을 준비하는 것은

가족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예의이자 배려입니다.

그런데 하루 종일 친구들과 떠들다가 식사시간 10분전에 도착해서,

찬밥에, 어제 먹다 남은 찌개에, 대충대충 식사를 준비하는 것은

가족에 대한 예의가 아닐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시험기간이 다가오면 학생들이 시험을 잘 준비하는 것은

선생님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도리요

예의, 배려, 존경심의 표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총무부 직원이 회사 창립기념 행사를 정성껏 준비하는 것은

그 회사와 경영자를 위한 가장 큰 애정의 표현이 아니고 뭐겠습니까?

이처럼 미리 잘 준비한다는 것은 상대방을 향한 가장 큰 사랑의 표현입니다.

그런데 잘 준비하기 위해 갖춰야 할 한 가지 자세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깨어있음입니다.

깨어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합니까?

잠이 덜 깬 얼굴이 아니라, 세상 다 산 것 같은 무기력한 표정이 아니라,

살아있는 눈동자를 가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초롱초롱하고 맑은 정신으로 잘 준비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는 자세,

언제든 뛰어들 수 있는 적극성을 의미합니다.

진정으로 깨어있다는 것, 이 세상에만 시선을 두지 않고

이 세상 너머의 또 다른 세상, 영적인 세상, 하느님 나라를 꿈꾸며,

지속적으로 하느님의 얼굴을 찾음을 의미합니다.

진정으로 깨어있다는 것은 최선을 다해 사랑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다른 무엇에 앞서 나를 이 세상에 보내셨으며,

나를 끔찍이도 사랑하시는 창조주 하느님에 대한 사랑,

그리고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나 자신에 대한 사랑,

하느님의 모상인 이웃들에 대한 사랑 등등.

우리 영혼은 성찰이 부족하면 쇠락되기 마련입니다.

오늘의 나에 결코 만족하지 말고 부단히 나를 돌아보고, 나를 갈고 닦으며,

이웃을 살펴보고, 세상을 직시하면서 하느님의 뜻을 찾아나가는

노력이야말로 깨어있음의 중요한 표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