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비란 단어는 어쩌면 하느님의 속성을
가장 잘 설명하는 단어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한없는 부드러움의 하느님, 자상하고 든든하신 하느님,
회복시켜 주시고 보상해 주시는 하느님,
주저앉은 우리 어깨에 손 얹어 주시는 분,
아파 뒹구는 우리를 어루만져주시고 보듬어주시는 하느님.
이처럼 하느님께서는 더 할 나위 없이 부드러운 자비의 주님이십니다.
우리가 하늘을 찌르는 죄와 극심한 고통, 다양한 인간적 한계 속에서도
포기하지 말고, 용기를 잃지 말아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우리를 향한 하느님 자비는 끝이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를 향한 하느님 자비는 영원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를 향한 하느님 자비는 무한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를 안심시키는 진리 한 가지가 있습니다.
우리의 죄가 아무리 크다 하더라도
하느님의 자비는 그보다 훨씬 더 크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상처가 아무리 크다 하여도
그 상처를 어루만져주실 하느님 자비의 손길은 그보다 훨씬 부드럽습니다.
자비로 똘똘 뭉쳐진 하느님의 현존,
그 자체로 더 이상 아무런 아쉬움이 없습니다.
그분 손길 한번이면 세상 모든 시름 다 잊습니다.
결국 거룩하신 하느님과 죄투성이의 인간을 연결시켜주는 고리가
하느님의 자비입니다.
인간의 비참과 하느님의 성스러움을 관통하는 축이 하느님 자비입니다.
이 세상 그 누구도 못할 일을 자비의 하느님께서는 하실 수 있습니다.
우리를 죄에서 해방시키십니다.
우리 인생길을 가로막는 갖은 억압에서 우리를 자유롭게 해주십니다.
그분 자비의 팔은 떨고 있는 우리를 따뜻하게 감싸 안아주실 것입니다.
날이면 날마다 희망에 찬 새아침의 창문을 힘차게 열게 하실 것입니다.
심각한 죄책감에 시달릴 때 역시 하느님의 자비만이 우리를 다시 서게 합니다.
측량할 수 없는 하느님 자비만이
우리를 긴 죄의식의 터널로부터 빠져나오게 만들어 우리를 치유로 이끕니다.
우리가 그 어떤 인생의 악천후를 만나더라도
부드럽고 자상하신 자비의 하느님께서 동반하고 계심을 인식하는 것,
그것이 참으로 중요한 과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