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와 신뢰

by 박철현 posted May 31,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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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심리학자가 한 초등학교에서 전교생을 대상으로

지능검사를 실시했습니다.

그리고 결과와는 상관없이 무작위로 아이들을 선발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선발된 아이들의 명단은

뛰어난 학업향상이 기대되는 학생들로 기록되어

담임선생님에게 넘겨졌습니다.

그런데 8개월 후에 이전에 지능검사를 실시했던 학생들을

대상으로 또 다시 지능검사를 실시한 결과

뛰어난 학업향상이 기대되는 학생의 명단에 들었던 학생들은

다른 학생들에 비해 평균 점수가 올랐을 뿐만 아니라

성적도 크게 향상되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다른 사람의 기대만으로 학업향상이 이루어지는 이유는

기대에 따라 어떤 사람을 대하는 태도나 행동이

무의식적으로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실험에 참가한 교사들은

스스로 자신이 전혀 차별하지 않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관찰 결과, 명단에 포함된 아이들과 다른 아이들을 대할 때

자신의 기대에 따라 표정이나 말투, 혹은 행동까지도

조금씩 다르게 행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이러한 실험에서 알 수 있듯이 다른 사람을 대할 때

어떤 기대를 갖고 그 사람을 대하느냐.’ 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예전에 복사를 시작하는 아이들과 복사연습을 두 번 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이 연습시간 한 번을 펑크 냈습니다.

아이들이 연습 시간을 잘 지키지 않는 모습을 겪고 나니까

토요일 오전 연습을 앞두고 아이들이 또 펑크 내면 어떻하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들이 시간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것을 겪었다고 해서

의심부터 하는 제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런데 복음에 등장하는 포도밭 주인은

보통 사람과 다른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소작인들이 자신의 종들을 죽이고 또 죽이는 모습을 보았는데도 불구하고

사랑하는 아들을 보내면서 이런 생각을 합니다.

내 아들이야 존중해 주겠지.’

이처럼 포도밭 주인은 소작인들에 대한 신뢰와 믿음을 버리지 않습니다.

이러한 포도밭 주인의 마음이 바로 하느님의 마음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느님께서는 보잘 것 없고 죄 많은 우리를

사랑받기에 충분한 사람들로 봐주십니다.

그러한 하느님의 기대와 신뢰가 있기 때문에

우리는 신앙 안에서 조금씩 변화될 수 있는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