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해

by 박철현 posted May 14,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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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에서는 이 세상에 기쁨보다는 고통이 크다고 해서

다른 말로 고해라는 표현을 사용합니다.

삶의 대부분은 괴로움으로 차 있어 넘치는 것을

바다에 비유한 말이기도 합니다.

아우구스티노 성인은 하느님 아버지의 품에 안기기까지

사람에게는 진정한 평화가 없다.’고 이야기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죽음을 앞두고 제자들에게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울며 애통해 하겠지만 세상은 기뻐할 것이다.

너희가 근심하겠지만,

그러나 너희의 근심은 기쁨으로 바뀔 것이다.”(요한 16,20)

예수님께서 당신을 잃고 슬퍼할 제자들의 고통과

당신을 죽음에 붙이는 유대인들과의 대조를

고통과 기쁨으로 대비해서 설명하십니다.

그런데 주님께서 세상으로부터 오는 고통을

부활의 기쁨으로 바꾸시는 것입니다.

주님 안에서는 어두움이 빛으로 고통과 근심이 기쁨으로 바뀌는 것입니다.

이렇게 표현하면 너무 단면적인 것 같은데

불교의 피안의 세계, 열반의 세계 니르바나(Nirvana)’

중생의 번뇌와 고통의 세계를 넘어

한 경지로 들어가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주님께서는 십자가의 고통을 피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이기고 부활의 승리,

부활의 기쁨을 성취하시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의 삶을 보면 기쁨의 순간보다 십자가를 중심으로

고통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우리의 삶을 보더라도 한편으로는 기쁨도 있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고통과 근심, 또는 소외감에서 오는

어둠도 있는 것입니다.

우리의 삶은 하늘과 같아서 푸른 것이 원래의 모습인데,

거기에는 구름도 있고 때로는 천둥번개가 몰아치는 폭풍우도 있습니다.

낮이 있는가 하면 또 컴컴한 밤도 있습니다.

창세기 저자는 사람을 하느님의 모상’(창세 1,27)으로

세상을 모두 좋은 것’(창세 1,31)으로 창조하셨다고 이야기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세상이 잘라내고 버리는 것

십자가를 통하여 인간을 끝없는 고통인 죄와 죽음으로부터 구원하시고

하느님 나라로 초대하시는 것입니다.

우리가 삼위일체의 이름으로 세례성사를 받고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나눔을 통하여 구원의 놀라운 선물을 받는 것입니다.

우리는 세상에 속한 것이 아니라 하느님에게 속한 삶을 살기 때문에

아무리 세상의 어둠이 짙고 고통이 크다 해도

그 모든 것을 이길 수 있는 주님께서 계시는 것입니다.

지금 겪는 고통, 혼란스러움이 있다 해도

우리는 흔들림 없이 우리의 삶을 희망으로 기쁨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