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복심과 신앙심

by 박철현 posted Mar 15,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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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 대해서 많은 정의들이 있습니다.

사람에 대한 중요한 정의들 중 하나는 사람은 종교적인 존재라는 것입니다.

육체는 땅에 있지만 마음은 하늘을 향하고 있다는 것,

다시 말해 육체는 유한하지만,

마음은 영원한 것과 무한한 것을 향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인간의 종교적인 마음은 단순하게 두 개로 나눕니다.

기복심(Religiositas)과 신앙심(Fidelitas)입니다.

기복심은 하느님의 가르침을 실천하려는 마음보다는

하느님께 빌어서 현세에서 복을 누리고자 하는 마음입니다.

신앙심은 하느님께 대한 믿음을 가지고 그분의 가르침대로

현세에서 충실히 살아 영원하고 무한한 상태에 도달하고자 하는 마음입니다.

그래서 기복심은 기적을 요구하고 기적을 봐야지만

하느님을 믿으려는 마음입니다.

너희는 표징과 이적을 보지 않으면 믿지 않을 것이다.”(요한 4,48)

신앙심은 기적을 요구하기보다

하느님의 존재와 그분이 나 자신과 함께 계심을 체험하며

하느님과 함께 살아가려는 마음입니다.

기복심은 마음이 현세에만 있기 때문에

하느님께 빌어도 응답을 듣지 못하거나 심지어 나쁜 결과가 오면

하느님을 버리고 자신의 현세의 복을 채워주는 존재를

끊임없이 찾아 나서게 합니다.

신앙심은 마음이 현세보다는 하느님께 있기 때문에

하느님께서 주시는 모든 것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받아들이게 합니다.

그래서 기복심은 매우 초보적인 종교적인 마음이고

신앙심은 매우 높고 깊은 종교적인 마음입니다.

왕실 관리는 처음에는 죽어가는 아들을 살려달라는 아버지의 기복심으로

예수님을 찾아왔습니다.

그런데 가거라. 너의 아들은 살아날 것이다.”(요한 4,50)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믿고 떠나갔습니다.”(요한 4,50)

결국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그 시간에 아들이 살아났기 때문에

예수님을 그와 온 집안이 믿게 되었습니다.”(요한 4,53).

하느님의 자녀는 기복심도 가지고 있지만,

하느님께 대한 신앙심으로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하느님께 마음을 두고 영원과 무한을 향하여 하느님께서 주신

그리스도의 가르침인 하느님을 목숨을 다해 사랑하고

만나는 이웃을 자신처럼 사랑하는 마음을

현세에서 실천하며 살아가는 사람이 하느님의 자녀입니다.

기복심보다 신앙심으로 살다가 예수님과 복음 때문에 순교하신

모든 순교 성인들을 본받아

신앙심으로 살아가는 하느님의 자녀들이 많아지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