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여전히 코로나 바이러스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고 있지만
사람들은 어찌어찌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런 와중에서도 결혼하는 분들은 결혼하고,
이사를 해야 하는 분들은 이사를 합니다.
한국에 들어가야 하는 분들은
어떤 식으로든 한국으로 들어갈 수 있는 방법을 물색할 것이고
출장을 가야 하는 분들 역시 모든 가능한 방법을 동원할 것입니다.
어쩌다 가끔 미사에 참여하는 분들도 있지만
일 년 동안 주일미사에 참여하는 분들도 거의 고정적입니다.
앞으로도 얼마 동안 더 이런 식으로 진행될지는 누구도 미리 알 수 없습니다.
그저 이렇게 살아갈 따름입니다.
현재로서는 어떤 것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조금씩 상황이 나아지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은 끝자락이 보이지 않습니다.
어쩌면 상반기 내내 이렇게밖에 할 수 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부활대축일이 한 달 뒤로 다가왔지만
정말로 부활을 체험할 수 있을지도 의문입니다.
모든 것이 불확실한 이런 때는 그저 기다리는 게 답인 것 같습니다.
나름대로 건강에 신경 쓰면서 나 하나만이라도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살아가는 것 말고는 특별한 처방도 없습니다.
여전히 겨울입니다.
잠깐 봄이 오려나 하는 순간도 있었지만
오늘은 바람에 제법 매운 맛이 느껴졌습니다.
바람 안에 숨어 있는 날카로움을 느낄 수 있는 그런 날이었습니다.
물론 오늘이 지나면 다시 기온이 올라간다는 예보도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봄이라고 하기에는 거리감이 좀 있습니다.
바이러스가 물러가길 바라는 마음만큼
봄이 성큼성큼 다가오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습니다.
몸을 웅크리지 않고 기지개를 켤 수 있는 그런 날이 빨리 오면 좋겠습니다.
여하튼 일 년 이상 사람들의 발목을 붙잡고 있는 바이러스는
움켜쥔 그 손을 놓을 줄 모릅니다.
그래도 어떻게든 일상을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이
스스로는 인지하지 못하지만 작은 영웅들이 아닐까 싶습니다.
3월이 시작되고 벌써 일주일이 지나갑니다.
시간이란 녀석은 확실히 의식하지 못하면
어느 새 저 만큼 멀어지는 그런 악동인 것 같습니다.
곧 푸른 새순들과 푸른 잎사귀들이 비어버린 나무들을 장식해줄 것입니다.
그러면 우리 마음에도 봄이 오길 기원합니다.
바이러스를 극복하고 사람들의 입가에 다시 미소가 만발하길 기원합니다.
사순 시기가 점점 더 부활 시기를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