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과 착륙

by 박철현 posted Nov 21,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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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에 선 사람은 멀리 보고 전체를 봅니다.

정상에 서면 아래서는 결코 볼 수 없었던 길이 보입니다.

그래서 정상에 선 사람이 길잡이가 되는 것입니다.

길을 본 사람만이 길을 인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길을 볼 수 없는 사람들의 오해를 받으면서도

자신이 본 길로 사람들을 인도하기 위해 헌신하게 됩니다.

그런 면에서 우리는 지도자를 아끼고 지도자를 위해 기도해야 합니다.

훌륭한 지도자를 만났다면

잘 격려해서 그가 책임을 완수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그런데 정상에 올라가는 것보다 조심해야 하는 길이 바로 내려가는 길입니다.

2002년 세계적 산악인 에드먼드 힐러리 경의 아들 피터가

에베레스트 정상에 올라 감격의 순간을 가졌습니다.

그는 정상에서 아버지께 위성 전화를 걸었습니다.

그때 힐러리 경이 아들 피터에게 이렇게 당부했습니다.

내려올 때 조심하거라. 올라가는 것보다 내려가는 것이 더 어렵단다.”

내려갈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때를 놓치지 않는 것입니다.

때를 놓치면 추락할 수도 있고, 죽을 수도 있습니다.

정상에 올라서기 위해서는 하느님의 은총이 필요합니다.

아무나 정상에 올라설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수많은 사람이 도전하지만 정상에 올라서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합니다.

정상에 올라서기 위해 필요한 은혜 이상으로 내려갈 때도

하느님의 은혜가 필요합니다.

내려갈 때 잘 내려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때를 잘 분별하고, 자원해서 내려갈 수 있는 은혜가 필요합니다.

비행기를 생각해 보십시오.

스스로 내려가면 착륙이 되고, 남이 끌어내리면 추락이 됩니다.

마찬가지로 정상에 선 사람이 스스로 내려가면 그것은 물러섬이 됩니다.

스스로 내려가고 떠나면 그 뒷모습이 아름답다고 말합니다.

그렇지만 남이 끌어내리면 몰락이 됩니다.

착륙과 추락은 비슷해 보이지만 아주 다릅니다.

그런 까닭에 잘 내려가는 것도 축복입니다.

잘 내려가는 사람에게는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하느님의 은혜가 임하게 됩니다.

잘 내려감으로 새로운 기회가 주어지기도 합니다.

후광을 발하기도 하고, 숨은 곳에서 영향력을 끼치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상에 오르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려가는 길을 더욱 조심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