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가슴

by 박철현 posted Nov 17,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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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이 앓고 있는 병이라고 할 수 있는 하나는 불감증이 아닐까 싶습니다.

느끼지 못하는 병, 바쁜 생활에 쫓겨 사는 현대인은

어느덧 느끼고 체험하고 감탄할 수 있는 마음을 잃어버렸습니다.

오늘날 가슴 없이 머리로만 생각하고 판단하고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저 사람과 알고 지내면 내가 도움을 받을 수 있겠지?’,

돈이 많고 집안도 좋은 저 사람을

내 아내로 맞이하면 내가 출세할 수 있겠지?’ 하며

머리로 사람을 만나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정치인들이 그렇고, 심지어는 종교인들도 그런 이들이 있습니다.

우리 사회가 삭막해지고 무미건조해지는 것은

아마도 가슴이 아닌 머리로 살아가는 사회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뜨거운 가슴 없이 머리만 똑똑하고 많은 지식을 가진 이들이

판사도 하고 정치도 하고 의사가 되기도 하며,

종교인도 되고 교사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부모님들은

자식들을 모두 머리만 뛰어난 사람으로 만들려고 합니다.

자식들의 가슴이야 싸늘하게 식어가도 높은 점수를 받아

명문 대학에 들어가서 머리로 세상을 살아가도록 하기 위해,

유치원 때부터 수십 개의 학원으로 돌리고,

비싼 과외를 시키며 자녀들의 가슴을 멍들게 하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머리의 사람이 아니라 가슴의 사람이십니다.

가난하고 병든 이들을 머리로 생각해서 고쳐 주신 것이 아니라

그들을 불쌍히 여기는 가슴을 지니셨기에

그들을 치유하시고 위로하실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뜨거운 가슴의 소유자이신 주님께서는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 마침내 십자가를 지셨습니다.

지금 우리에게는 주님의 사랑을 느끼고,

그 사랑을 실천할 수 있는 살아 있는 가슴이 필요합니다.

이웃의 아픔과 슬픔, 고통과 괴로움을

나의 아픔으로 느낄 수 있는 가슴이 없다면,

아무리 성당을 오래 다녀 많은 교리를 알고 있다 하더라도

아무런 힘을 발휘할 수가 없습니다.

신앙인은 모름지기 머리보다 가슴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하늘의 뜻을 채우고, 진리이신 주님을 깨달은 신앙인에게 필요한 것은

뜨거운 가슴입니다.

그 뜨거운 가슴으로 주님의 나라를 이루고 주님을 만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