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버 지방공동체를 다녀왔습니다.
8개월만의 미사이기 때문에 저에게는 남다른 감정이었습니다.
예상대로 조금 연세가 있으신 분들은 성당에 오지 못하셨고
모두 젊은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래도 더 기뻤던 건 아이들이 있는 가정에서
세 가정이나 아이들과 함께 미사에 참여한 것이었습니다.
쉽지 않은 결정이고 쉽지 않은 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함부르크보다는 덜 하겠지만 하노버의 상황도 그리 녹록하지는 않을 텐데
아이들과 함께 미사에 참여하는 걸 결정해 주었기 때문입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많은 걸 바꾸어 놓았습니다.
미사에 참여하는 분들, 특히 아이들이 오면 걱정하게 된다는 것도
분명히 바뀐 부분입니다.
그리 많은 숫자는 아니지만 미사를 봉헌하면서
'나는 참 행복한 사람이구나.' 하는 사실을 새삼스럽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미사 중 성가는 성악을 전공하고 있는 형제님 혼자서 독창을 했는데
반주가 없어서 처음에는 조금 걱정하는 듯했지만
아주 훌륭하게 불러주었습니다.
늘 미사 후에는 나눔의 시간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그럴 수 없었습니다.
대신 오랜만에 만난 탓에 이런저런 이야기를 도란도란 나누었습니다.
요즘에는 "흩어지면 살고 뭉치면 죽는다."라고 말합니다.
그럼에도 이렇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게 행복이 아닐까 싶습니다.
함부르크로 돌아오는 길이 내내 마음 흐뭇했습니다.
여러 가지 제한도 많고 지켜야 할 수칙도 많지만
이렇게라도 지방공동체 미사를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하느님께 감사드릴 수 있었습니다.
모두 건강해 보였습니다.
이 어려운 시기를 지혜롭게 극복하면서 지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