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

by 박철현 posted Mar 08, 202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오늘 미사와 다음 주 미사에는 미사곡 노래는 부르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물론 성가를 아예 부르지 않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겠지만

신자분들도 집에서 쉬고 계시는 분들이 많아

촘촘하게 앉을 필요도 없고 공간적으로 그럭저럭 여유가 있기 때문에

입당, 봉헌, 성체, 파견성가는 부르도록 했습니다.

미사를 아예 하지 못하는 곳도 많은데

여기서는 미사는 봉헌할 수 있기 때문에

어쩌면 최소한의 조치가 아닐까 싶습니다.

한국 교회 역사에 있어서 처음으로 미사 없는 두 주간이 이제 막 지났습니다.

다음 주는 또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지만

하루 빨리 이런 상황 자체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오늘도 지난주와 마찬가지로

눈에 띌 정도로 적은 숫자의 신자분들이 미사에 참여하였습니다.

이런 상황은 계속 될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이렇게 미사를 할 수 있어 좋습니다.

13시부터는 폴란드 공동체가 예수 성심 성당에서 미사를 봉헌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의방에 들어갔더니

이번 주 주일미사에 참여한 신자분들의 숫자를 세어 두었던데

420여명이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우리 공동체보다 5배는 많이 나오셨습니다.

확실히 폴란드 공동체는 굉장히 활성화된 공동체인 것 같습니다.

어쩌면 주일미사에 나오는 예수 성심 성당의 신자분들보다도

더 많은 숫자가 아닐까 싶습니다.

아무튼 바이러스에는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것 같습니다.

너무 두려움에 사로 잡혀서도 안 되겠지만

폴란드 사람들은 또 너무 안일하게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폴란드 출신의 주교님께서 교황님이 되고난 이후로

폴란드 공동체의 신앙은 폭발적으로 성장한 것 같습니다.

물론 그 교황님은 선종하시고 성인품에까지 오르셨지만

폴란드 공동체는 지금도 신앙적인 면에서는

전 세계에서 모범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사제의 숫자 역시도 한국과 더불어

아직까지는 줄지 않고 끊임없이 늘어나고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폴란드 공동체 안에는

뭔가 특별한 힘이 있다는 걸 느낄 때도 있습니다.

그런 모습을 오래 간직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물론 한국 교회도 신자분들은

다른 공동체보다도 더 열심한 모습을 보여줄 때가 많습니다.

어떻게 보면 소수 정예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숫자는 많지 않지만 신앙생활이라든가 기도하는 모습에서는

더 열성적입니다.

하지만 때로는 외부적인 환경의 조건에 따라

들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한국의 신흥종교, 아니 사이비종교의 대부분은

천주교 신자들을 선교 대상으로 삼을 만큼

뿌리 깊고 튼튼하지 못한 모습을 보일 때도 있는 것입니다.

그래도 우리 함부르크 신자분들은 열심한 분들이 많습니다.

저는 그게 늘 자랑스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