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례식

by 박철현 posted Jan 19,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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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버 공동체에 경사로운 일이 있었습니다.

두 분이 세례를 받게 된 것입니다.

한 분은 브라운슈바이그에 사시는 분인데

아내 분이 신자여서 함께 열심히 성당에 다니시다가

이번에 세례를 받게 된 경우이고,

한 분은 하노버에서 피아노를 공부하고 있는 자매님이십니다.

두 분 모두 제가 교리를 할 수 없어서 인터넷으로 교리를 수강한 다음,

수료증을 받고 이번에 세례를 받게 된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공동체에 가족이 더 생겼다는 점에서 기쁜 일입니다.

그런데 강론 중에 조금 재미있는 일이 생겼습니다.

세례를 받게 되는 자매님 이름이 정은인데,

복음에는 증언이라는 단어가 두 번이나 등장합니다.

그래서 증언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데

제가 경상도 촌놈이다 보니 분명히 증언이라고 발음을 한 것 같은데

신자분들이 정은 자매님을 부르는 것처럼 들렸다는 겁니다.

잠시 생각해 보니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확실히 경상도 사람들에게는

‘ㅓ’와 ‘ㅡ’의 발음은 어려울 수밖에 없나 봅니다.

아무튼 그래도 신자분들은 알아서 들었을 것입니다.

세례는 사뭇 진지한 가운데 진행되었습니다.

미사 후에 축하의 인사도 하고 사진도 함께 찍었습니다.

사진은 받게 되는 대로 홈페이지에 올려야겠지요.

1월이기 때문에 공동체에서는 떡국을 준비했는데

다른 음식들도 준비를 해왔기 때문에

모두들 배불리 먹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본의 아니게 1월은 떡국을 자주 먹게 됩니다.

지방 공동체에서도 1월에는 떡국을 준비하는 경우가 많고,

또 신심단체에서도 식사를 준비하면 떡국을 준비하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떡국을 많이 먹는다고 나이를 더 먹는 건 아니니 다행입니다.

식사 후에는 젊은이들끼리 따로 모였습니다.

세례를 받았으니 축하 맥주라도 한 잔 하자는 의미에서 모였던 것입니다.

이런저런 이야기꽃을 피우며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도란도란 즐거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하노버에서 함부르크로 오는 마지막 기차는 22시 48분에 있는데

그 시간에 맞추어 저는 그 자리에서 작별인사를 했습니다.

세례를 받는 사람은 제가 아니었는데

저도 조금은 긴장을 했던 모양입니다.

기차에 타니 피곤함이 몰려왔습니다.

덕분에 쉽게 잠의 수렁에 빠질 수 있었습니다.

세례를 받은 두 분이 늘 하느님 사랑 안에 머물길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