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

by 박철현 posted Jan 14,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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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창단 연습이 있고 난 후, 만남성당 쪽으로 갔더니

부회장님께서 부엌을 정리하고 계셨습니다.

공동 주방이 늘 그렇듯이 사용한 분들이 잘 정리해 놓았다 하더라도

실제로 책임을 맡은 사람이 보면 정리를 해야 할 거리가 생깁니다.

가정에서 가족들만 이용하는 주방과는 확실히 차이가 나는 셈이지요.

많은 물품들이 제 자리에 잘 놓여 있기는 하지만

사용한 분들의 습관에 따라서 물품의 배치가 달라지기도 합니다.

대개 정리를 하다 보면 있을 것이라 생각지도 못했던 물품이 보이기도 하고,

어떤 물품들은 있어야 할 자리에 보이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일들은 부엌을 모든 신심단체들이

공동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생기는 일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상황입니다.

다만 그런 상황 속에서도

한 번씩 전체적으로 정리를 하는 일은 필요한 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아무튼 이런 저런 물품들을 정리하는데 시간이 꽤나 걸렸습니다.

예전에 이사를 자주 다녔습니다.

거의 일 년에 한 번 꼴로 이사를 다닌 적도 있는데

이삿짐을 쌀 때마다

생각지도 않았던 물건들이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바람에

짐을 정리하는 일이 제법 걸렸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사를 자주 하다 보니

나중에는 이삿짐을 정리하는 일이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이삿짐을 정리할 때마다 버리는 일에 익숙해졌기 때문에

결국에는 정말 필요한 물품 말고는 남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정리하는 습관부터 사람들은 모습은 차이 납니다.

어떤 분들은 지금 당장에는 사용하지 않지만

나중에는 혹시라도 사용할 가능성이 있는 물건들을

모아두는 경향을 보이지만

어떤 분들은 지금 사용하지 않는다면

과감하게 버리는 경향을 보이기도 합니다.

저는 어떤 때는 전자의 경우, 어떤 때는 후자의 경우를 보이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딱 꼬집어서 어떤 경향이라고 이야기할 수 없습니다.

어떤 신부님들의 경우에는 책을 모으기도 합니다.

그래서 서재 가득 책이 있는데 저의 경우에는 책이 거의 없습니다.

예전에 사다 놓으면 언젠가는 읽겠지 하고 책을 샀었는데

그게 어느 순간 이사를 다니는데 불편하게 다가왔습니다.

그래서 가능하면 책을 사지 않고,

책을 산다면 읽고 나서 어디에 기증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니 책이 없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아무튼 가끔씩 정리를 하는 일은 좋은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뭔가 새로운 느낌을 주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