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멘

by 박철현 posted Jan 06,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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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된 후 처음으로 지방공동체로 가는 날이었습니다.

브레멘은 지방공동체 중에서도 제일 가까이 있는 공동체이고,

시간도 그리 오래 걸리지 않기 때문에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다녀올 수 있는 공동체입니다.

보통 14시 37분에 있는 RE41번을 탑니다.

그러면 16시 6분에 브레멘에 도착하고

17시 미사에 늦지 않게 도착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문득 조금만 더 일찍 출발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4시 15분 기차인 RE4번을 타면 1시간 9분이면 브레멘에 도착합니다.

조금 일찍 도착하기 때문에

브레멘에서 커피 한 잔 마시면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16시 6분에 도착이라고는 하지만

보통 5분 정도 더 걸리기 때문에 차로 마중을 나오신 분을 기다리게 했는데

이번에는 제가 먼저 도착해서 기다려보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조금 일찍 나섰습니다.

확실히 14시 37분 기차보다 사람들은 더 적었습니다.

아무래도 중간에 서는 역이 몇 개 되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기차 안에서는 깨어 있을 때보다 자고 있을 때가 더 많습니다.

그랬더니 금방 브레멘에 도착한 것 같습니다.

중간에 역무원이 검표를 하지 않아서

더 짧은 듯한 느낌이 들었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아무튼 여유 있게 도착을 했으니

어디서 커피 한 잔을 시켜놓고 잠시 동안의 여유를 만끽해야 했습니다.

그러다 문득 아이스크림 가게가 눈에 들어와서

거기로 가서 아이스커피를 한 잔 시켰습니다.

아이스커피란 여기서는 커피에 얼음을 넣어주는 그런 커피가 아니라

바닐라 아이스크림이 들어 있는 커피입니다.

처음 오스트리아에 왔을 때,

아이스커피를 시켰다가 얼음이 아닌 아이스크림이 들어 있는 걸 보고

굉장히 생뚱맞았던 기억이 새삼 떠오릅니다.

이제는 아이스커피가 어떤 커피인지 잘 알고 있습니다.

아무튼 아이스커피를 한 잔 마시고

또 아이스크림을 떠먹으면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16시 4분 쯤,

마중 나오신 분을 만나기 위해 주차장 쪽으로 걸음을 옮겼습니다.

이번에는 제가 먼저 손을 흔들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만나 성당으로 향했습니다.

사실 브레멘 공동체에는 매일미사 책도 가져와야 했는데

매일미사 책은 이번에 회장님과 서로 손발이 맞지 않아

가져오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미사를 봉헌하는 일은 큰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미사 후에 함께 떡국을 먹은 후에

작은 레크레이션과 발표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런 게 소박한 즐거움이 아닐까 싶습니다.

오랜 시간이 아니더라도 서로의 마음을 나누는 시간이

행복을 자아내는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