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에는 미사에 참여하는 분들의 숫자가 조금 줄어들었습니다.
어디 다른 곳에라도 가신 건지,
아니면 시기적으로 바쁜 때여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제대 위에서 바라볼 때면 빈자리가 곳곳에 보이는 것 같습니다.
어쩌면 단순한 시각적 착각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언제부터인지 미사에 좀 더 집중하기보다는
사람들의 모습을 바라보는 일에 집중하고 있는 스스로의 모습을 발견합니다.
사람이 많고 적고가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꾸만 그런 쪽에 눈길이 가는 건
아직까지 저의 수양이 될 된 탓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우리 공동체는 그리 크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 사람만 빠져도 금방 표시가 납니다.
웬만해선 미사에 빠지지 않는 정말 열심한 분들도 많지만
들쭉날쭉인 분들도 제법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그때그때마다 주일미사에 참여하시는 분들의 숫자는 달라집니다.
물론 이 부분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공부 때문에, 직장 때문에, 그리고 휴양 때문에
성당에 오지 못하는 분들에게는
그저 가끔이라도 성당에 오시는 것만 해도 감사한 일입니다.
신앙이라 게 결코 강요해서는 안 되는 것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저는 다만 기다릴 뿐입니다.
예전에 성당에 오셨다가
지금은 발길을 끊은 분들도 몇 분 기억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한국으로 되돌아가셨을 수도 있지만
함부르크에 사시면서도 더 이상 신앙생활을 하시지 않는 분들이 있다는 건
그 만큼 그분들에게는 신앙이 매력을 주지 못했다는 걸
의미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제가 신부여서 그런 게 아니라
신앙생활이 저에게는 참 좋은 것이고 활력을 불어넣어주는 일인데
그렇지 못한 분들도 있나 봅니다.
아무튼 조금은 빈자리가 더 생겼다는 느낌 때문에
조금은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안타까운 마음은 거기에서 끝입니다.
제가 뭔가를 더 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기 때문에 그냥 받아들여야 합니다.
이제 교회의 전례력은 막바지를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연중 제32주일, 제33주일,
그리고 마지막 연중 제34주일인
온 누리의 임금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 왕 대축일이 지나면
다시 교회의 새해인 대림시기가 시작됩니다.
어찌 되었건 마무리를 잘 해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