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르크로 되돌아와 동기신부님과 지내고 있습니다.
오스나브뤼크 지방공동체를 가는 날이기 때문에
조금 서둘러 오스나브뤼크로 가서 시내구경을 할까 생각을 하다가
어차피 브레멘을 거쳐서 가니
브레멘을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 브레멘 시내투어를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예전에 어머니와 함께 한국에서 손님들이 왔을 때
브레멘 시내를 한 번 둘러보았을 뿐,
브레멘 지방공동체를 갈 때도
중앙역과 미사를 봉헌하는 헤드빅 성당 말고는 잘 모릅니다.
그래도 한 번은 가보았기 때문에
옛 시가지를 찾아가는 길은 어렵지 않았습니다.
지난 번에 갔을 때는 굉장히 더운 날이어서 고생을 좀 더 한 것 같았는데
이번에는 다행히 날이 그렇게 덥지 않아 좋았습니다.
게다가 맑은 날은 덤이었습니다.
시청사를 중심으로 한 옛 시가지에서 주로 머물렀습니다.
한국에 나오는 관광책자를 보면
브레멘은 독일의 메르켄 가도(동화거리)의 끝에 위치한 곳이지요.
저는 그렇지 않은데 동기신부님은 이것저것 보는 것을 좋아합니다.
한 마디로 호기심이 많은 편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길거리에서 스코틀랜드 백파이프 연주를 하는 모습을 보고 참 좋아했습니다.
이리저리 다니다가 누가 추천해 준 시청사 바로 아래에 있는
레스토랑에 가서 점심을 먹었는데
저는 다른 음식을 시켜먹고,
동기신부님에게는 가자미를 시켜 주었습니다.
그런데 가자미를 그냥 구워 주어도 좋을 텐데
거기에 오일을 바른 탓에 확실히 가자미의 참 맛을 느끼기에는 무리가 있었습니다.
이 동네 사람들에게는 좋은 음식이었는지는 모르지만
한국의 바닷가에서 살았던 사람들에게는
그다지 추천하고 싶지 않은 음식이었습니다.
토요일이어서 그런지 길거리에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브레멘은 관광객들도 많은 편인 것 같습니다.
구시가지를 걷고 다니는데도 오후가 되니 꽤나 피곤함이 몰려왔습니다.
조금 서둘러 역으로 가서 거기서 조금 쉰 다음
오스나브뤼크로 가는 지방열차를 올라탔습니다.
오스나브뤼크에서 미사를 봉헌하고 나서 공동체 식사를 한 다음
21시 34분 기차를 타고 오는데
이번에는 혼자가 아니어서 좋았습니다.
새벽 0시 45분 정도에 도착해서 집으로 올 때면,
가끔씩은 고요함을 음미하기보다는
혼자서 걷는 길이 조금 외롭기도 했는데
이번에는 동기신부님과 함께 하니 기분이 좋았습니다.
이래서 사람은 더불어 살아갈 때 좀 더 행복을 느끼는 존재가 아닐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