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공간 하나 찾기 힘든 설계도면에서 아름다움을 느끼긴 어렵다. 값진 그림은 여백이 있어야 깊이가 더해지고 오래도록 보고 싶어지며 아름다운 이야기의 여운과 감동이 있는 자리엔 늘 여백이 있더라. 우리도 한두 군데 쯤 비어 보인다고 우울하지 말자. 누군가 좀 비어있다고, 좀 부족하다고 탓하지도 말자. 바쁜 삶을 조금 쉬어가는 자리이고 그 자리가 바로 인간미일 테니, 여름이 이제 가고 가을이 오려나 보다. 그토록 뜨거웠던 지난 여름의 여백을 참 반가운 빗소리가 아름답게도 채워 주니. - 이우재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