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히 감기가 좀 더 심해졌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나름대로 끼니는 거르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으로 빵으로 식사를 했습니다. 코가 막혀서 그런지 냄새를 맡을 수도 없고, 그러다 보니 맛까지도 느낄 수 없게 된 모양입니다. 아무런 맛도 나지 않는 빵을 일단은 씹어서 삼켰습니다. 끼니마저 거르면 감기에서 탈출하기란 요원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혼자 살 때, 제일 큰 문제는 아플 때입니다. 누가 옆에서 계속 지켜봐 줄 수도 없고, 대신 음식을 차려줄 수도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이런 일은 일 년 내내 한 번 정도밖에 없으니 그런대로 견딜 만합니다. 다만 다음 날이 지방공동체로 가야 하기 때문에 계속 이렇게 감기를 달고 다닐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하루 종일, 감기라는 녀석을 붙잡기 위해 노력을 했지만 그런 시도는 큰 효과를 거두지 못했습니다. 2구역 소공동체 모임 때도 미사만 겨우 봉헌할 수 있었습니다. 소공동체 모임 때는 당연히 들어갈 수 없었습니다. 식사를 할 때도 가지 않으려고 했지만 그래도 준비해 놓고 기다리는데 거절하기가 어려워 함께 했습니다. 그래도 밥이 보약이라고 세 끼를 다 챙겨 먹었더니 그래도 더 이상 심해지지는 않으니 다행입니다. 여전히 코맹맹이이지만 지방공동체를 다녀오는 일은 어찌 가능할 것도 같습니다. 그런데 하루 종일, 휴식을 취했는데도 금방 딛고 일어서지 못하는 걸 보면 저도 이제 면역력이 점점 더 약해지고 있는 가 봅니다. 예전에는 콧물감기에 걸려도 하루나 이틀 정도만 누워있으면 거뜬히 일어서곤 했는데 요즘에는 시간이 더 필요한 모양입니다. 그래도 인정해야겠지요. 시간은 점점 흘러가고 사람의 면역력은 점점 약해지는 게 당연한 일이니까요. 이번 일을 계기로 건강에 대해서는 너무 자만하지 말아야겠다는 교훈을 얻습니다. 그렇다고 당장 운동을 하거나, 무거운 몸을 움직이는 일은 하지 않겠지만 너무 자신만만한 모습만큼은 버려도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