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청년 레지오 단원들과 함께 저녁을 먹고 집으로 돌아오니 갑자기 인터넷이 되지 않았습니다. 도대체 이유가 뭘까 하고 이런저런 시도를 해보았지만 아무런 성과가 없었습니다. 결국에는 11시 30분 쯤, '오늘은 하느님께서 일찍 자라고 그러시나 보다.' 하고 생각하며 잠을 청했습니다. 어젯밤에는 아무리 시도를 해도 안 되더니 일어났더니 언제 그랬냐는 듯이 다시 인터넷이 가능해졌습니다. 집에 있는 인터넷이나 컴퓨터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애초에 인터넷 선이 들어오는 회선에서 문제가 있었던 모양입니다. Telekom을 쓰고 있지만 인터넷 문제에서만큼은 독일이 결코 선진국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 들어오는 인터넷 회선도 그리 빠른 편이 아니지만 그럭저럭 사용할 수는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에 있을 때를 생각해보면 옛날 비둘기호와 KTX의 차이가 아닐까 싶습니다. 비둘기호는 예전에 통일호, 새마을호가 다닐 때 제일 느린 기차였습니다. 그야말로 동네마다 다 서는 느린 완행열차였습니다. 그런데 그 비둘기호는 없어지고, 새마을호는 무궁화호가 되었다가 이제는 무궁화호, KTX 밖에 없으니 정말 세월이 많이 달라진 셈입니다. 그 만큼 인터넷에 관해서는 독일과 한국의 차이가 극명하게 난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겁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건 만약 회선에 이상이 생기면 이용자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물론 어차피 회선을 관리하는 곳에 연락을 해야겠지만 빠른 시간 내에 인터넷 기사가 달려오는 한국에 비해서 여기서는 또 기다려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볼 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독일은 절대 인터넷 강국이 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아무튼 어젯밤에는 홈페이지에 글을 올릴 수가 없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아침부터는 다시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살다 보면 뜻대로 되지 않는 일이 있습니다. 그럴 때, 마음은 정말 갑갑해지고 어찌 할 바를 모르게 됩니다. 그런데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해서 조바심을 낼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조바심 때문에 일을 그르치게 되는 경우가 더 많으니까요. 그럴 때는 시간이 답입니다. 느긋하게 기다려야 할 때도 있는 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