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을 생각하다 보니 처음엔 겪어서는 안 될 일이라 생각했다. 살을 에이는 깊은 상처보다 얕더라도 마음의 생채기가 더 쓰라림을 이별을 통해 알았다. 사랑하지 말 것을 마음 주지 말 것을. 후회 아닌 후회의 뒷모습은 다시 돌아보지 않았고 그렇게 떠나갔다. 어떨결에 잡지도 못하고 그렇게 처음 맞이했던 이별. 사람들은 실연이라 말하더군. 시간이 흐르고 흘러 그가 잊혀졌다고 느껴졌을 때 빗소리, 바람소리 타고 불현듯 그가 생각난다. 비가 오는 날이면. 그것은 모멸의 기억도 아닌 원망도 아닌, 후회도 아닌. 그도 지금 나처럼 행복할까? 행복하겠지. 행복할 거야. 행복하길 바래야지. 어디에선가 잘 살고 있기를, 행복하기를. 그 사랑, 아닌 그 사람. - 김건주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