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요즘에는 꾸준히 일기 형식의 글을 남기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물론 계속 지속될 수 있을지는 솔직히 알 수 없습니다만. 수요일 저녁에 전례부장님과 청년 전례봉사자들이 함께 식사를 하는 곳에 다녀왔습니다. 확실히 본격적인 겨울이 시작된 듯, 옷깃을 절로 여미게 만드는 칼 같이 추운 날이었지만 그래도 이런 겨울의 모습을 은근히 기대했음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추운 날씨여서 그런지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걸음조차도 여유 있는 걸음이 아니라 종종 서둘러 가는 걸음이었습니다. 온도계는 영하 6도를 가리키고 있었으니 제법 추운 날임에는 틀림없습니다. 그래도 식당에는 손님들이 꽤 많더군요. 전례봉사를 하는 일은 사실 그리 쉬운 일은 아닙니다. 아무래도 복사를 서기 위해서는 한 번 더 미사의 모든 부분을 떠올려야 하고, 독서를 하기 위해서는 한 번 더 성경을 읽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시간을 내어주는 일이야말로 가장 커다란 봉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오래 전부터 전례봉사를 해 오셨고, 또 이미 숙련되신 분들에게는 그리 힘든 일이 아닐 수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미사는 그냥 가만히 앉아서 듣거나 보는 콘서트나 연극, 영화와는 또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선포의 성격이 강하고, 참여의 성격이 훨씬 더 강하지요. 이미 오랫동안 봉사를 하신 분들 중에서는 이제 전례봉사는 젊은 사람들이 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신 것 같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봉사에 젊고 나이 들고의 차이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예전에 많이 했으니 이제는 좀 쉬고 싶다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성당의 일이라는 게 늘 그렇습니다. 봉사를 하는 분들은 열심히 봉사하고, 그렇지 않은 분들은 한 발자국 물러서서 바라보는 구조. 이 구조를 바꾸기 위해 수많은 노력들이 있었지만 실제로 효과를 거둔 적이 없을 정도로 안타깝지만 정형화된 구조입니다. 그래서 조금 만족스러워 하지 않는 신자분들도 많지만 지금 당장에는 어쩔 수 없는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함께 조금이라도 참여하면 얼마나 좋을까요? 안타깝지만 여전히 봉사를 어려워하는 수많은 신자분들이 존재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례봉사를 해주시는 분들 때문에 미사라는 전례가 의미를 지니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