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만난 한 사람이 시골에 다녀온 이야기를 했습니다. "어떻게 갔느냐?"며 무심코 물었더니 "시골에 혼자 사는 어머니가 자신이 죽고 나서 입을 수의를 손수 만드는데 바느질을 도와주러 다녀왔다."는 것입니다. 가볍게 던진 질문이었는데 이 이야기를 듣는 순간 참 마음이 짠하며 아려왔습니다. 자신의 주검에 입힐 옷을 스스로 미리 만들고 또 세상을 떠날 어머니를 생각하며 바느질을 도와주러 바쁜 시간들을 뒤로 한 채 친정 엄마에게 향한 딸의 모습. 참 아스라한 마음, 먹먹합니다. 누구에게나 죽음이 온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지금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을 우리는 하고 있지요. 그리고 그 죽음은 저만치 멀리 아니, 아직 결코 나에게는 올 때가 아니라는 생각으로 살지요. 하지만 오늘 죽음을 당연한 듯 받아들이고 수의 만드는 친정엄마와 딸의 이야기를 통해 '죽음을 준비하는 마음'도 참 필요하겠다는 여유 있는 생각을 해 봅니다. 왜냐하면 우리 모두에게 시작이 있었듯 끝이 있기 때문입니다. - 소천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