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씨앗을 땅에 심는 식물이 있습니다. 호주에서 자라는 '국화쥐손이' 씨앗에는 스프링 같은 꼬리가 달려 있는데, 이것은 굴착기 역할을 합니다. 비가 오면 빗물을 흡수한 씨 부분이 퍼지면서 회전합니다. 이 회전력으로 씨앗의 뾰족한 끝부분이 땅을 파고 듭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씨앗 스스로가 굴착 각도를 수직으로 유지한다는 점입니다. 씨앗은, 비스듬할 때보다 곧추서야 땅속에 잘 박힌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또한, 비가 올 때에는 땅에 박혀야 수분을 흡수해서 건강하게 싹틀 수 있다는 것도 압니다. 게다가, 씨앗은 만약의 사태도 대비합니다. 스프링 같은 꼬리가 다 풀렸는데도 땅에 들어가지 못하면 도로 감깁니다. 다시 비를 기다리는 것입니다. 가장 좋은 때를 기다려 씨앗을 퍼트리는 식물들, 자식 사랑은 인간만의 욕구가 아닌 것입니다. - 손승우님 -